고금리의 역습… 5대은행 주담대 최고금리 年 8%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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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했지만 미국발 '긴축 장기화' 여파로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들썩이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연 2∼3%대 금리가 흔했던 1∼2년 전 저금리 때와 비교하면 빚 부담이 2배 가까이로 불어난 차주가 적지 않은데,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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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빚부담 2년새 2배 늘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했지만 미국발 ‘긴축 장기화’ 여파로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들썩이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연 2∼3%대 금리가 흔했던 1∼2년 전 저금리 때와 비교하면 빚 부담이 2배 가까이로 불어난 차주가 적지 않은데,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연 4.54∼7.134%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초 연 4.1∼6.68%, 앞서 8월 중순 연 3.83∼5.92%와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두 달 사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주담대 금리의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은 주담대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4.006%) 8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고, 이달 18일 4.104%까지 치솟았다. 은행채 금리는 미국이 최근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도 지난달 3.82%로 한 달 새 0.16%포인트 뛰어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중은행이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때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적금 만기가 대거 도래해 재유치를 위한 은행 간 수신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예적금과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에 활용하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은행권에선 이 같은 요인들 때문에 대출금리가 당분간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7%로 오른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말에는 8%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불과 1∼2년 새 이자 부담이 많게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차주들은 원리금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영끌족이 늘어나면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액이 200만 원을 넘는 가구가 상당한데, 앞으로 대출이자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 가계 부담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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