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부캐’로 버티는 자영업자 [이슈&뷰]

2023. 10. 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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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30대 유모 씨는 최근 '숍인숍(두 아이템을 한 매장에서 파는 방식)'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자영업자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유씨처럼 숍인숍 방식으로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존 매장과 인력이 있는 자영업자가 직접 붕어빵을 만들 경우 임대료나 인건비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어 숍인숍 형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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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 치솟는데 소득은 줄어
코로나때보다 힘들어 매출 압박
‘숍인숍’ 붕어빵 장사 관심 높아져

“가을엔 탕후루 팔았고요, 추워지니까 이제 붕어빵(장사) 하려고요. 기계는 50만원 주고 샀어요. 매출 늘려야 해요. ”

서울 강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30대 유모 씨는 최근 ‘숍인숍(두 아이템을 한 매장에서 파는 방식)’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학교 인근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그는 붕어빵 사장 ‘부캐’로 겨울 시즌 매출을 올리기 위해 7년 차 선배로 부터 교육도 받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금리·고원재료 상황, 즉 ‘신(新)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자영업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유씨처럼 숍인숍 방식으로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붕어빵 사업은 기계를 재료 납품업체를 통해 대여한 후 그 업체의 재료를 쓰거나 기계를 직접 구입해 운영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20일 G마켓에 따르면 1~16일 붕어빵 기계 판매량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3%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넘게 팔린 셈이다. 붕어빵을 담는 ‘붕어빵 봉투’ 또한 판매량이 38% 늘었다.

자영업자가 100만명 넘게 가입한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붕어빵 사업과 마진에 대해 묻는 게시글이 최근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경기 김포시에서 디저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전모(28) 씨도 이번 주말부터 붕어빵 판매를 시작한다.

전씨는 “겨울엔 고객이 원하는 디저트가 바뀐다. 배달 수요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이번에 붕어빵 메뉴를 추가했다”며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오는 상권이라 누텔라(초코), 피자, 고구마 등을 넣은 이색 메뉴로 준비하되 원재료 비중을 35% 넘지 않게 맞췄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더불어 ‘신3고’ 상황이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상황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5% 감소했다. 고용원이 없는 ‘1인 사장’의 실질처분가능소득도 343만원으로, 같은기간 16.2%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감소폭이었던 3%대보다 최대 5~6배 크다.

‘부산원조잉어빵’을 만드는 황금식품 관계자는 “매장 유지를 해야 하니까 뭔가를 해 보려는 사장님들의 문의가 많이 온다”며 “체감으로는 지난해 대비 10배는 더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붕어빵 재료 납품업체와 자영업자의 말을 종합하면 붕어빵의 일반적인 마진율은 60% 내외로 알려져 있다. 기존 매장과 인력이 있는 자영업자가 직접 붕어빵을 만들 경우 임대료나 인건비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어 숍인숍 형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금식품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은 맞다”며 붕어빵 가격이 너무 높아지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납품받는 설탕 가격도 지난해 15㎏ 기준 1만원 후반대에서 올해 2만원 후반대로 30% 가까이 올랐지만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 도심 지역에서는 3개 2000원, 명동 등 외국인이 주로 찾는 지역에서는 3개 4000원에 붕어빵이 팔리는 경우도 있다.

이 관계자는 “업체 중 원재료 가격이 몇 백원 오르면 납품가를 몇 천원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식이면 가격이 널뛰기할 수밖에 없다”며 “1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사라져버리면 전체 소비 기조가 더 위축되기 때문에 거래하는 사장님에게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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