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점 면했지만 ‘초보’ 같았던 감독 이승엽, 단내나는 가을캠프 예고[SS 포커스]

장강훈 2023. 10. 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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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어보면, 아쉬운 장면이 많다.

프로 지도자 첫 해에 145경기를 지휘한 두산 이승엽 감독 얘기다.

"초보 감독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겠다"는 말로 취임 각오를 대신한 이 감독은 정규시즌을 5위(74승2무68패·승률 0.521)로 마쳤다.

감독이 바뀌었다고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면, 여러 팀이 이른바 긴 암흑기를 거칠 필여도 웃돈을 주고 B+급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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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7회말 1사 만루의 실점 위기에 몰리자 아쉬워하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곱씹어보면, 아쉬운 장면이 많다. 그러나 크게 보면 나쁘지 않았다. ‘초보다운 서툼’과 ‘슈퍼스타다운 인내심’이 고루 드러났다. 프로 지도자 첫 해에 145경기를 지휘한 두산 이승엽 감독 얘기다.

“초보 감독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겠다”는 말로 취임 각오를 대신한 이 감독은 정규시즌을 5위(74승2무68패·승률 0.521)로 마쳤다. 지난해 9위였던 팀을 그래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건 낙제점을 피할 수 있는 대목이다. NC와 19일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믿었던 투수들이 난타당해 무릎을 꿇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5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투수 이영하의 폭투에 공을 집어들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볼배합 등에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정규시즌을 8연전으로 치른 피로감을 고려하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젊은 선수를 키우지 못했다는 일부 비난 목소리도 있지만, 야수 쪽에서는 이유찬 조수행 김태근 등이 그래도 1군에서 뛸 만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투수 쪽은 김명신이 ‘마당쇠’로 입지를 굳혔고, 정철원과 최승용, 김동주 등이 가능성을 던졌다.

선수 한 명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감독이 바뀌었다고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면, 여러 팀이 이른바 긴 암흑기를 거칠 필여도 웃돈을 주고 B+급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할 필요도 없다.

두산 베어스 곽빈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4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선수 성장은 구단의 철학과 전력구성, 해당 선수의 경험치와 비례한다. 구단과 접점도, 지도자 경험도 없던 사람이 들어와 쑥대밭이 된 팀을 1년 만에 재건하는 건 만화에서나 나올 만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 5위 성적표는 두산의 재건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가을캠프가 중요하다. 스프링캠프를 지치지 않고 완주할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베테랑들은 체력 회복, 젊은 선수는 단내나는 훈련으로 가을을 보내야 한다. 이 감독은 “타격 지표가 너무 하위권이어서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타격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과제를 짚었다.

두산 베어스 팬들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3회초 두산 로하스의 솔로 홈런에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치만 보면, 이 감독의 말이 맞다. 팀 타율 9위(0.255) 타점 최하위(565점) 출루율 8위(0.332)다. 나가야 불러들이는데, 첫 단추를 꿰지 못했다.

선수에게 맡기는 운영만으로는 강팀으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시즌이다. 감독이 방향성을 만들고, 한 방향으로 가는 여정에 선수들의 창의력을 더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멀리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선수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마인드를 바꾸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왼쪽)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3회초 1사 NC 선발 태너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로하스를 축하하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베테랑에 대한 막연한 믿음도 이 감독이 버려야 할 덕목이다. 개인에 의존하는 팀은 강할 수 없다. 기회를 줬는데 부합하지 않는 베테랑은 벤치나 2군으로 물러나는 게 맞다. “고액 연봉자여서 부진에도 1군에 뛴다”는 인식이 생기면,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선수에 대한 미련 때문에 패한 경기가 적지 않았다. 타선 침체 속에서도 3, 4승은 더 따낼 수 있는 시즌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앞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짧은 휴식을 보낸 두산은 이천에서 내년시즌 준비를 시작한다. 올해는 또렷한 색깔없이 어영부영 시즌을 치렀다. 팀을 어떤 색깔로 채울지 이 감독의 고민도 시작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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