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고려시대 목선 깨어나다…한반도 고선박 최대 규모

2023. 10. 20. 10: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전라남도 해남군의 갯벌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인 고려시대에 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이 발견됐습니다. 갯벌에 묻혀 있다가 썰물일 때 한 시민이 발견해 제보한 이 고선박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발견된 것 중에 최대 크기라고 합니다. 김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라남도 해남군 송호해수욕장, 바닷물이 찰랑이는 갯벌에 배 형태의 목재가 보입니다.

개흙을 걷어내자 약 1천 년 전 선박에 실었던 도기가 깨지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나옵니다.

바닥면인 저판의 길이 13.4m, 너비 3.2m로 지금까지 발견된 우리나라의 고선박 중에 최대 규모이고 제작 시기는 고려시대로 추정됩니다.

이 선박은 한 해양 연구자가 드론으로 해수면이 낮아진 썰물 때의 조사를 하다가 노출된 선박을 발견하고 신고해 그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이곳은 썰물 시간이 특히 짧아 발굴에 어려움이 컸고 육상조사와 함께 잠수 수중조사를 병행해 지난 6월부터 3달간 발굴이 실시됐습니다.

▶ 인터뷰(☎) : 노경정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기존의 발굴조사를 비춰보면 썰물 시간이 길어서 선박을 (육상에서) 조사할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같은 경우는 노출되는 시간이 한 달에 5일 정도에 불과했고 5일 중에도 1~2시간밖에…."

닻돌과 기와 등 15점의 유물이 나왔고, 갯벌에 묻혀 있던 도기 안의 볍씨를 포함한 씨앗류가 100% 보존돼 당시 생태계 연구에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 15번째로 발견된 이 고선박이 방사성탄소연대분석 결과와 유물 등을 감안하면 11~12세기의 곡물운반선으로 보인다며 추가 연구 계획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kim.moonyoung@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김수빈, 이새봄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