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판매 1위' 이강인, 동료들 '인디언밥' 속 훈련 복귀...위기의 PSG 구한다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금메달과 함께 팀에 복귀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0일(한국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강인이 복귀한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이강인은 피곤해 보이는 듯한 모습이지만, 이후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의 ‘인디언 밥’을 받았다. 이는 이강인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축하하는 동료들의 축하 세례로 추정된다.
이강인은 최근 쉼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월에 있었던 프랑스 리그앙 2라운드 툴루즈전 이후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당하며 약 한 달 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이후 9월 중순부터 부상에서 복귀한 뒤, 9월 20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리그 1라운드 도르트문트전을 마치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합류가 조금 늦어졌다. 대한축구협회와 PSG는 이강인 차출과 관련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고, 결국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2차전 직전 합류했다. 하지만 몸 상태를 고려해 2차전이었던 태국전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3차전 바레인전부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합류한 대표팀은 대회 내내 폭풍 질주를 달렸다. 그 결과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2-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비록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매 경기 상대의 경계 대상 1순위가 되며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유도했다.
대회가 끝난 후엔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서 열린 A매치 2경기를 소화했다. 먼저 지난 13일에 있었던 튀니지전은 그야말로 이강인의 원맨쇼였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왼발 킥 한 방이 빛났다. 이강인은 후반 10분 튀니지 박스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 골은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었고, 상암에 모인 6만 명의 팬들은 이강인의 원더골에 열광했다.
이강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넣은 지 2분 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튀니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볼은 상대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대한민국은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뒀다.
이어서 이강인은 17일 베트남전에서 다시 폭발했다. 전반 5분 만에 코너키커로 나서 김민재의 헤더 선제골을 도왔다. 그리고 후반 25분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2경기 동안 3골 1도움이라는 완벽한 활약을 펼친 이강인은 베트남전이 끝난 뒤, 곧바로 프랑스로 이동했다.
그야말로 죽음의 일정이다. 이강인은 계속된 장거리 비행으로 피로도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마음 편히 쉴 수가 없다. PSG는 현재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리그앙의 다른 팀들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PS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기존 팀 내 최고 스타인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를 떠나 보냈다. 자유 계약(FA) 신분이 된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미국)에 합류했다. 네이마르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선택했다.
대신 알짜배기 공격수들을 차근차근 영입했다. 이강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의 차세대 공격수로 손꼽히는 곤살로 하무스를 영입했다. 이어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공격수 우스망 뎀벨레 영입에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이적시장 막바지에 랑달 콜로-무아니 영입에 성공하며 공격진을 가득 채웠다.
중원과 수비 보강도 잊지 않았다. 중원 싸움에 도움을 줄 마누엘 우가르테를 합류시켰고,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수인 뤼카 에르난데스도 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임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은 의문부호를 낳고 있다. PSG는 프랑스 최강팀답지 않은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리그 2차전에선 뉴캐슬에 1-4 대패를 당했다. 상대 뉴캐슬은 프리미어리그의 다크호스지만,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차지하며 21년 만에 UCL 티켓을 획득한 팀이다. 매년 UCL 우승을 노려왔던 PSG 입장에선 굴욕의 패배였다.
게다가 오는 22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주축 선수들이 대거 결장한다. 우스만 뎀벨레와 아슈라프 하키미, 랑달 콜로-무아니, 라이빈 쿠르자와는 9월에 있었던 마르세유전 4-0 승리 직후, 상대 팬들을 도발하며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덕분에 네 선수는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덕분에 이강인의 복귀가 반갑다. 자연스레 이강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침 득점 감각도 물이 오르며, 자신감이 제대로 찬 모양새다.
한편 프랑스 언론인 압델라 불마는 20일 SNS를 통해 “이강인은 PSG 선수 중 가장 많은 유니폼을 판매한 선수가 됐다”라고 전했다. 팀 내 최고 에이스인 킬리안 음바페를 앞섰다.
PSG는 이강인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PSG는 올여름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의 전체적인 공격 전개를 담당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모든 대회 39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 화려한 드리블은 이강인의 가장 큰 무기였다.
PSG는 자연스레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메시가 떠난 자리를 잠재력이 큰 이강인으로 메우려 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아직까지 PSG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합류 후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르 아브르와 친선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했지만,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마요르카 시절에 비해 한 칸 높은 위치였다. 이강인은 해당 포지션에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원래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이강인은 또 부상을 당했다.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치며 한 달을 또 재활에 매진했다. 커리어 내내 부상이 매우 적은 편에 속했던 이강인이기에 축구 팬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와 자신감을 끌어올린 이강인은 스트라스부르전을 통해 복귀할 예정이다. 이강인의 본격적인 시즌은 이제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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