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중동시장 공략 본격화…"2030년 55만대 판매"

현대차·기아, 중동시장 점유율 확보 본격화
年 약 6.8% 늘려 2030년 20% 기록 구상
전기차 지속 투입 등 중동 특화 마케팅 전개

박종민 기자

현대차·기아가 중동에서 오는 2030년을 전후해 55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30년쯤 산업 수요 300만대 돌파가 예상되는 중동 시장에서 현대차가 2032년 35만대, 기아가 2030년 21만대를 판매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올해부터 중동에서 연평균 약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쯤 2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는 약 229만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현대차는 18만2934대를 판매해 8.0%, 기아는 14만1505대를 판매해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 10대를 수출하면서 중동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2020년 현대차·기아는 중동에서 26만8311대를 판매했다. 이후 2021년 32만9640대, 지난해 32만 4439대를 판매해 연간 3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는 현대차 16만2655대, 기아 11만8442대 등 총 28만109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2% 성장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아반떼(3만4215대) △투싼(2만7868대) △엑센트(2만7692대) 등 순이다. 기아는 △스포티지(1만9826대) △페가스(1만3203대) △셀토스(1만1654대) 등 순으로 많이 팔렸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신규 차량을 선보이며 중동 특화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중동에서의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주춤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자동차 시장에서 229만여대의 자동차가 팔렸는데, 그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약 64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5만2000대를 판매해 토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2만1000대를 팔았다.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등이 견조한 판매를 이끌었다. 현대차·기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70개 이상의 AS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현지 고객들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전략으로 중동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비중 확대 △신규 차급 진출 △커넥티드 카 서비스 론칭 △딜러 판매 역량 증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강화 등으로 2032년 중동에서 3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투입해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올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려 중동 판매 차량 전체 라인업 중 3분의 1을 전기차로 구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픽업 트럭과 소형 MPV 등 기존에 운영하지 않았던 차급을 판매하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블루링크를 론칭하는 동시에 우수 딜러 육성에도 집중해 내실을 강화한다.

기아는 △전기차 비중 확대 △전략 모델 개발 △보다 쉬운 EV 경험 기회 제공 △중동 특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딜러 채널 다각화 등으로 2030년 21만대를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올해 4개의 전기차 모델을 향후 11개까지 늘려 2030년 중동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중동 고객 선호도를 고려한 전략형 모델을 개발해 볼륨 모델로 육성하고, EV 전용 마케팅 및 쇼룸 전개와 EV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으로 고객이 전기차를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각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별 차별화된 상품전략과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모델을 늘리는 등 중동 공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마련해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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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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