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죽고싶어, 제발 전화 좀"…10살 어린 전여친 폭행·스토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여자친구의 직장을 찾아가 폭행하고 스토킹까지 한 3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1단독(부장판사 김도형)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3일 밤 강원 원주시의 한 길에서 B씨(여·25)를 밀쳐 넘어뜨리고, 머리와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날 인근 모 공원 내 정자에서도 실랑이를 벌이다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해 5월쯤부터 11월 초순쯤까지 연인관계로 지내다 헤어진 사이로, 사건 당시 A씨가 B씨 직장을 찾아가면서 범행이 시작됐다. A씨가 B씨에게 대화를 청한 뒤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며 실랑이를 벌이다 휴대전화를 빼앗았는데, 이를 제지한 B씨를 폭행했다.

해당 사건 며칠 후 A씨는 스토킹도 저질렀다. 같은 달 19일 오후 누나가 운영하는 사업장 전화로 B씨에게 10번 전화 연결을 시도했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신저를 통해 '오빠 진짜 죽고 싶어 제발 한 번만 전화해줘'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그 해 12월14일까지 총 16번의 전화와 6번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그는 B씨 직장을 찾아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B씨의 차 앞에 주차하거나, B씨 집 앞 현관에서 호출하는 등 스토킹 범행을 반복했다.

특히 올해 7월6일쯤 한 주차장에 있는 C씨(남·35)의 오토바이를 넘어뜨려 수리비 130만원 상당이 들도록 부순 혐의도 있다. B씨의 교제 상대가 C씨라고 오인한 뒤,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스토킹 범죄 위험성과 그로 인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이 크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징역형을 선고하되,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나 동종전과가 없는 점을 감안해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관찰과 수강명령을 함께 명한다"고 판시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