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주주 환원 늘었다…자사주 매입 후 소각 비율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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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한 비율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비율이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일반 주주들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주주 환원 정책의 하나로 더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기업들도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 등에선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배당보다 효과적인 주가 부양 방법으로 여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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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한 비율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주주 환원 확대 차원이다. 정부가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를 추진하면서 일부 기업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19일까지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신고는 총 300건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121건, 코스닥 179건이다. 자사주 취득 후 소각으로 이어진 것은 32건으로, 전체의 10.6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자사주 취득 신고는 총 452건으로 올해보다 많았지만, 소각은 25건(5.53%)에 그쳤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비율이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액 또한 5조2289억원으로 3% 늘었다.
올해는 특히 금융지주사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다. 메리츠금융지주·KB금융·신한지주가 각각 4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 규모 상위 2~4위를 차지했다. 1위는 올해 1월 5000억원 상당 자사주를 사들인 기아다. KT도 올해 2월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소각 규모는 이차전지 테마로 떠오른 금양(1807억원)이 가장 컸다. 대웅제약이 500억원 규모로 뒤를 이었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인 후 없애면 발행 주식 총수가 줄어 주당 순이익이 늘어난다.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주주에게 지급되는 배당도 증가한다.
소액 주주들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물량으로 인식돼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지 않을 경우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이 단기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10개 기업 중 8곳의 주가가 19일 기준 자사주 매입 발표일보다 낮았다.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 발표 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8% 넘게 올랐지만 이후 하락했다. 19일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5만1100원으로, 발표일 종가(5만4200원)보다 6% 낮은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일반 주주들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주주 환원 정책의 하나로 더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기업들도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자사주 소각에 미온적이었던 기업이 생각을 바꾼 것은 정부가 올 초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라운드테이블’에서 향후 정책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상장기업 자사주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자사주 의무 소각이 핵심이다. 금융 당국은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갖고 있다가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세력에 팔아 지배력 강화에 이용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 지분 맞교환을 편법 지배력 강화 수단이라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사주 소각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평가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도 자사주 매입 규모가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등에선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배당보다 효과적인 주가 부양 방법으로 여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 배당과 유사한 효과를 내면 배당 성향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의 공정가치도 함께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자사주 소각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 환원이 이뤄진다면 해당 종목 주가뿐만 아니라 코스피, 코스닥 지수 또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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