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에듀, 메타버스-교육 환상의 궁합 '원더버스'로 K에듀 이끈다

안희정 기자 2023. 10. 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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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동 대표 "교과·비교과영역 넘어, 한국어 교육 플랫폼 공략도"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팬데믹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플랫폼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메타버스 단어만 포함돼도 서비스의 존재감과 시장 주목도가 올라갔고, 페이스북은 심지어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꼽기도 했다.

지금은 어떨까. 우후죽순으로 출시됐던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엔데믹 영향도 있겠지만, 그동안 있었던 서비스와 크게 다를 것이 없고,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라는 차가운 시선도 있다.

반면, 교육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고, 다양한 분야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NHN에듀 여원동 대표

NHN에듀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2021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왔다. NHN이 갖고 있는 기술과 NHN에듀의 에듀테크 방향성을 결합해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지금까지 여러 기업과 협력해 시장을 다져왔고, 올해 말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내년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름은 '원더버스'다. '원더시티'라는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교과·비교과 관련 체험형 교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이 회사, 원더버스만 보여줄 계획이 아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NHN에듀는 학부모라면 익숙한 '아이알리미' 서비스를 만든 제이티통신을 인수했다. 모바일 알림장 서비스 아이엠스쿨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다.   

여원동 NHN에듀 대표를 최근 NHN 판교 사옥서 만나 NHN에듀가 그리는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효과 측정 가능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원더버스' 나온다

원더버스

에듀테크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하면 통상 교과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어나 수학 관련된 플랫폼은 이미 출시된 제품들이 많다. 가장 접근하기 쉽다.

NHN에듀는 교과영역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비교과영역에 좀 더 집중했다. 비교과영역에 메타버스를 적용하면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봤다.

여원동 대표는 "비교과영역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효과까지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 원더버스를 만들었다"며 "원더버스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체험형 학습을 할 수 있고, 학습자 분석을 통해 개별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보자. 오프라인 영역에서 어린이나 청소년이 직업체험을 할 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작업복을 입고 잠깐 체험해 볼 수는 있겠지만 업무를 자세하게 알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는 다르다.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볼 수 있고, 이 미션이 잘 행해졌는지 성과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R이나 VR 기기가 결합되면 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안전교육이나 미디어리터러시 등 비교과영역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익히기 위한 체험이나 경험, 소통 등도 중시되고 있다. 여 대표는 친구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고 체험하는 데에는 메타버스만한 서비스가 없다고 말했다. 아바타를 만들어 친구들과 소통하거나 행동하게 만드는 등 충분히 교육적 목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다.

여 대표는 "메타버스 자체가 디지털화돼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깔고 간다고 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 세계도 작은 사회이다 보니 인권교육이나 환경교육, 젠더교육, 시민교육 등 신교육을 다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교육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게임과 교육을 잘 접목해 비교과영역의 교육 성과를 늘리는 동시 학생들의 성향도 파악할 수 있다. 알파세대만을 위한 디지털-AI 학습환경을 제공해 학습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고, 학습 동기부여 확대를 위한 제대로 된 보상 시스템도 만들었다. 여 대표는 "현실에서 친구들과의 소통이 힘들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도 비슷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사가 이런 환경을 잘 파악해 학생들에게 적절한 도움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바타를 활용한 교육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는 통상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과금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NHN에듀는 과금보다는 미션을 수행해 아이템을 얻고, 그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꾸밀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미션을 잘 수행할수록 학생은 아이템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고, 잘 꾸며진 아바타는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모범생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여 대표는 "아바타를 통해 학생을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며 "교과나 비교과영역 상관없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고, 여기에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진도, 출석을 관리해 주는 시스템)를 적용할 수 있으니 학생의 활동이나 교육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 또한 원더버스 LMS를 통해 학생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학생들의 집중 여부나 이해정도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 개인별 학습을 위한 미션이나 퀘스트를 부여할 수도 있다. 

NHN에듀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를 진행한 결과 의미 있는 만족도를 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베타서비스를 거쳐 효과성을 검증한 후 내년에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어 교육으로 해외 진출"저출산 시대 국가경쟁력 높이는 길"

NHN에듀 여원동 대표

NHN에듀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언어 교육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 여 대표는 플랫폼 서비스 사용성이 인정된다면, 한국어 교육에 관심 많은 해외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어 교육이야말로 심각한 출산율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살릴 방법이라는 생각에서다. 최근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 대표는 "아시아나 중동쪽에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많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한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한국을 경험하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할 수 있다"며 "실제 언어를 사용하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상호작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감나는 언어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더시티라는 플랫폼 안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언어교육은 학습자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면, 원더시티에 입장하게 되면 실제 상황 같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여 대표는 "실제 상황 속에서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는 해당 언어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몽골, 캄보디아, 네팔 등도 잠재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알리미와 손잡은 아이엠스쿨, 학부모 정보 포털 되겠다 

아이엠스쿨

NHN에듀의 핵심 서비스 아이엠스쿨도 진화할 예정이다. 아이엠스쿨은 알림장 기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정보 포털로 변모한다. 아이의 모든 교육 정보를 앱 안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녀를 키울 때 힘든 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 앱 안에 넣을 수 있고, 양육에 있어 필요한 물품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시기별로 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 대표는 "학부모에게 유용한 정보 포털, 커뮤니티, 폐쇄몰 역할을 모두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이알리미 서비스를 아이엠스쿨에 넣을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NHN에듀는 지난 2022년 9월 아이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이티통신을 인수했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학부모들도 유용하게 여기고 있는 아이알리미 서비스를 아이엠스쿨에 넣었을 때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여 대표는 "NHN에듀는 NHN이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다수의 파트너들과 에듀테크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을 미션으로 갖고 있다"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한국어 교육 플랫폼 등 K에듀를 해외로 진출시켜 한국어를 알리고 시장 개척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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