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분쟁, 미-이란 대리전 양상…시리아·이라크·예멘서 무장세력 활동
이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진입 시 새 전선 열릴 수 있다고 경고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이 증가하면서 미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저녁 드론과 로켓이 이라크 서부에 있는 미군과 다른 국제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인 알아사드 공군 기지를 공격해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이라크 군은 기지 주변 지역을 폐쇄하고 수색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나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라크 서부와 북부에 있는 미군기지를 겨냥한 두 번의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격에 사용된 드론 3기 중 2기는 격추됐으나, 나머지 1기가 폭발하면서 미군 병사들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친이란 단체들은 하마스와의 분쟁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이유로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시리아에서도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했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9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코노코 가스 시설 인근의 가스 파이프라인을 폭파했다"고 밝혔다. 라미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소장은 폭발이 미군 기지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현장에서 폭발의 여파로 화염이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2014년 시리아에 진입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시리아 최대 규모인 알-오마르 유전과 코노코 가스 시설 인근에 기지를 설치했다. 두 곳은 모두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지역에 속해있다.
현재 미국은 이라크에 약 2500명, 시리아에 약 9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홍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이날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3기와 드론들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여전히 계속 (정보)평가 중"이라며 "해당 미사일과 드론들이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예멘에서 발사돼 홍해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군함이 표적이 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중동에 미군이 구축한 공군력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통합된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파트너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예멘 반군 후티족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지난 18일 수많은 시위대가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펼쳤다.
한편 미국은 지난주 하마스와 이스라엘 분쟁 직후 항공모함 2척과 지원함, 해병대원 약 2000명을 포함해 상당한 규모의 해군을 중동 지역에 파견했다. 다만 백악관은 어디까지나 다른 세력의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이며, 이번 전투에 직접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발생한 최근 공격은 지난 17일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태 이후 벌어진 것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병원을 공습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 미국은 사실이 아니며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가자 병원 폭발을 두고 아랍권 국가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지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이 다른 전선에서의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리 잡고 있는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여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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