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만든 철길따라 사랑을 되짚다[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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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의 블로그를 보면 '철도궤도공'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철도 궤도를 부설하기 위해 레일, 침목 등의 부재를 운반하거나 설치하고 지반을 다지며 자갈 또는 콘크리트를 포설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철도궤도공을 선로원이라고 불렀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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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원
장선환 글·그림│만만한책방
국가철도공단의 블로그를 보면 ‘철도궤도공’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철도 궤도를 부설하기 위해 레일, 침목 등의 부재를 운반하거나 설치하고 지반을 다지며 자갈 또는 콘크리트를 포설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철도궤도공을 선로원이라고 불렀다. 레일에 침목 위치를 표시한 뒤 간격에 맞추어 침목과 레일을 견고하게 연결하는 것이 이분들의 업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달리는 기차를 피하면서 철길을 지키는 고귀한 직업이다.
그림책 ‘선로원’을 그리고 쓴 장선환 작가는 드디어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다. 작가의 아버지는 선로원이었고 기차는 아버지가 망치로 하나하나 두드려 안전을 확인한 그 철로 위를 통과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못 박힌 손바닥을 만지고, 저녁마다 빠짐없이 작업일지를 쓰는 묵묵한 어깨를 보며 자랐다. 훗날 그림책 작가가 된 이 성실한 선로원의 아들은 경의의 마음으로 붓을 든다.
이 작품은 소리 없는 증명의 연속이다. 그림으로 사랑을, 노동을 증명한다. 목탄과 콩테는 선로원들의 뜨거운 입김과 숨소리까지 정직하게 포착해낸다. 낮은 시선 덕분에 독자는 침목이 놓인 자리에서 선로원의 온몸을 올려다보게 된다. 단단한 곡괭이질로부터 시작될 기차의 질주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하는 셈이다. 클로즈업된 기차의 바퀴들은 근육 같다. 이와 대조적으로 산과 들이 그려진 수채화 장면은 흐르는 것처럼 부드럽다. 아들의 세상이 내내 화창하고 순조롭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염원이 깃든 것 같다.
이 책은 2006년에 시작되어 2023년에 완성되었다. 어떤 사랑은 시간의 길이로 보답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짙고도 깊다. 52쪽, 1만7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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