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금리 상승을 촉발한 파월의 이 발언…30년물 5% 돌파

권성희 기자 2023. 10. 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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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베스팅닷컴, 정규거래 종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음.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9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야말로 5% 턱 밑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시장이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이날 뉴욕경제클럽 발언을 장기채 금리 상승을 허용한다는 뜻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2년물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0.047%포인트 떨어진 5.171%를 나타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연준이 조정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따라서 2년물 국채수익률의 하락은 시장이 조만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0월31일~11월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반영했다.

금리 동결 전망이 99.6%인 가운데 처음으로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이 0.4% 반영됐다.

하지만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0.085%포인트 오른 4.987%로 정규거래(오후 3시)를 마감했다. 이는 2007년 7월20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한 때 4.996%까지 올랐다.

미국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후 5시 직후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5.001%로 5% 위로 살짝 올라섰다 5% 밑으로 내려왔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108%포인트 급등한 5.101%로 정규거래를 마쳐 드디어 5%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7월19일 이후 최고치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장인 크리슈나 구하는 보고서를 통해 파월 의장이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의도치 않게 장기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클럽에서 연설한 뒤 질의 응답 시간에 최근 장기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나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국채를 장기간 보유하는데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정말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데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기본적으로 단기적인 연방기금 금리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능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연준이 "그대로 움직이도록 내버려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의 구하는 파월의 발언에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한 긴박감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추가적인 국채수익률의 상승에 (가도 좋다는) 초록색 신호등을 켤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낙관적인 경제 전망과 더불어 장기채 금리 상승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파월 의장의) 어조로 인해 시장은 파월 의장이 국채수익률 추가 상승을 허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현재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즉, 경제의 탄력성(이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을 높인다)과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 연준의 국채 보유 물량 축소(양적긴축, QT) 등이다.

아울러 그는 채권과 주식의 상관관계가 변하고 있으며 국채 공급 충격이 있으면 주식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도 인용했다.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대체재가 될 수 있는데 국채 공급이 많아지면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이 모든 것이 최근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의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분명히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의 상승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변했기 때문이라면 "이러한 국채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연준이 이 기대치에 실제로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장기채 금리가 오른 것이) 시장이 추가적인 통화정책의 긴축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까"라고 반문한 뒤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기대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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