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에 쪽파, 생강까지… 김장이 기막혀 [인포로 본 세상]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김장철 한달여 앞두고
김장채소 가격 상승세
사 먹는 게 오히려 경제적
고물가에 주부들 근심 깊어
찬바람이 불면 주부들은 걱정이 하나 늘어난다.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라서다. 지역과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김장을 하니 대략 한달 남았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아 주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부 김윤정씨는 매년 30포기씩 김장을 한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사이트(Kamis)에 따르면 17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6587원이다(표➊). 지난해 5898원보다 11.7% 올랐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주부 윤정씨는 김장용 배추를 사는 데만 19만원가량 써야 한다. 여기에 무를 비롯한 각종 양념채소와 소금, 젓갈까지 더하면 김장에 필요한 돈은 3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아직 아이가 없는 또다른 주부 한영서씨는 두 식구 먹을 거라 김장을 10포기씩만 하는데도 지난해보다 10.4%를 더 써야 한다. 무(-33.3%), 깐마늘(-25.2%), 양파(-16.4%)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생강(100.3%), 쪽파(39.4%), 굵은소금(18.0%) 등의 가격이 전년 대비 폭등한 탓이다.
계청에 따르면 신선식품 가격은 6월과 7월에 다소 안정권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8월에 다시 3%(전년 동월 대비) 올라섰다. 9월에도 3%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10월 현재에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표➋).
김장 물가가 해마다 오르니, 김장 대신 포장용 김치를 사먹겠다는 이들도 늘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샵 TV홈쇼핑에서 포장 김치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매년 증가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1~9월 23만5000건이던 포장 김치 판매량은 올해 같은 기간 25만4000건으로 늘었다(표➌). 홈쇼핑에서 20㎏ 포장 김치 가격이 10만원 내외인 걸 생각하면, 직접 담글 때(19만1011원)의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래서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김장을 하지 않고 김치를 구입하는 이유를 묻자, 50.6%가 "번거로워서"라고 답했지만 "사 먹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답한 이들도 36.2%에 달했다(표➍).
김장물가를 비롯한 서민물가가 폭등세를 멈추지 않자 정부는 지난 17일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2주간 배추 2200톤(t)을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 영향으로 가격이 무섭게 올랐던 천일염(굵은소금)은 10월말부터는 총 1000t 물량을 50% 할인한 금액에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물가는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주부들의 시름도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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