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서울 ADEX에서 세계 이목 끌어모은 KAI

김우정 기자 2023. 10.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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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 KF-21·뉴 스페이스 사업 앞세워 ‘세계 7위 항공우주 기업’ 비전

한국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이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막했다. 격년으로 열리는 ADEX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항공우주방산 통합 전시회다. 올해 행사는 전 세계 35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글로벌 항공우주방산업계 종사자는 물론, 세계 각국 외교사절과 군 당국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와 미국 공군 B-52 전략폭격기의 개막 축하비행도 큰 주목을 받았다. 개막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방위산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며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막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 전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 전투기 KF-21. [지호영 기자]

17~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

ADEX 야외 전시장에선 한국·미국의 현역 공군기와 국산 항공기를 직접 볼 수 있으며, 실내 전시장에선 글로벌 방산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K-방산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업계의 우수한 기술력이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수주 개가를 올리고 있는 군용 항공기는 물론, 미래 먹을거리인 유무인 복합체계와 뉴 스페이스(new space) 등 첨단사업 청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10월 17일 서울 ADEX 2023 현장을 찾아 K-방산의 현주소와 미래를 밀착 취재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T-50B 편대가 ADEX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0월 17일 ADEX 개막식에서 국산 군용기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야외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케 한 것은 단연 KAI가 개발한 국산 항공기들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첫 초음속 항공기 T-50 고등훈련기, 폴란드·말레이시아로의 수출 개가를 올린 FA-50 등 한국 방산업계 자존심과도 같은 기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공군 파일럿은 "국산 항공기는 기본기가 탄탄하다"며 직접 조종하면서 느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KAI가 개발한 국산 항공기 중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이다. KF-21은 개막 하루 전 10월 16일에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시범비행을 했다. 그간 공군 차원에서 시험비행은 이뤄졌으나, KF-21의 비행 모습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F-21은 최대속도 마하(음속) 1.81에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통합 전자전 체계 등 국산 최첨단 장비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개발이 한창이다. 야외 전시장의 KF-21 주변에는 해외 바이어와 군 관계자가 모여 기체를 유심히 살폈다.

FA-50 콕 짚어 살펴본 美 대사 "We go together"

K-방산 수출효자인 FA-50은 한미 간 동맹과 방산 협력의 상징적 존재로 주목받았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야외에 전시된 FA-50을 찾아 KAI 관계자로부터 개발 이력과 제원 등 약 15분간 설명을 들었다. 골드버그 대사 측은 사전에 FA-50을 콕 짚어 "전시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FA-50에 대한 설명을 마친 KAI 관계자가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인사말 "같이 갑시다"를 선창하자 골드버그 대사는 "We go together"라고 화답했다.
ADEX에 전시된 KAI의 FA-50 전투기. [지호영 기자]
FA-50은 KAI가 미국 대표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협업해 만든 초음속 훈련기 T-50이 모체로, 한미 방산 협력의 결실로 불린다. 최근 KAI는 FA-50을 토대로 미 해군의 고등 신규 훈련기(UJTS) 사업에 록히드마틴과 함께 도전장을 냈다. FA-50은 동급 전투기 중 세계 최고 성능을 갖춰 미국 UJTS 사업 수주전에서 유력 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KAI 관계자가 FA-50의 내력을 설명하며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하자 골드버그 대사는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실내 전시장에 마련된 항공우주방산업체 부스도 장사진을 이뤘다. '세계를 향한 하늘길·우주길, KAI가 만들어갑니다'라는 모토로 마련된 KAI 전시장에는 미국을 비롯해 이집트, 스웨덴 등 각국 군 관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공군 장성은 KAI가 개발 중인 유무인 복합체계에 큰 관심을 보이며 부스 담당자와 여러 차례 문답을 이어갔다. 유무인 복합체계는 사람이 직접 탑승해 조종하는 유인 플랫폼과 드론 등 무인 플랫폼을 통합해 운용하는 무기체계를 뜻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드론의 군사적 위력이 입증되면서 세계 방산업계는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AI는 향후 유인 항공기와 무인 드론을 복합 편대로 운용하는 복합체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실화될 경우 KF-21이나 소형무장헬기(LAH) 등 기존 무기체계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KAI의 ADEX 실내 전시장 모습. [지호영 기자]

유무인 복합체계, 뉴 스페이스 등 신사업 포부

KAI가 이번 ADEX를 통해 밝힌 미래 청사진에서 눈여겨볼 점은 뉴 스페이스 사업에 대한 포부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단 추진제 탱크 제작과 체계 총조립을 맡은 노하우로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우주개발이 각국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형태로 이뤄졌다면, 앞으로 트렌드는 민간기업이 이끄는 뉴 스페이스다. KAI는 최근 급증하는 위성 수요에 발맞춰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을 총괄해 주관하고 있다. KAI가 개발 중인 초소형 SAR 위성은 한국의 우주개발 역량은 물론, 안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소형 SAR 위성은 지상 지형지물을 미터(m)급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으며, 실제 도입될 경우 한국의 대북 감시 전력은 대폭 강화될 것이다.
KAI가 1단 추진제 탱크 제작과 체계 총조립을 맡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KAI 제공]
강구영 KAI 사장은 "이번 ADEX를 통해 2050년 매출 40조 원, 세계 7위 항공우주 기업으로 성장할 KAI의 미래형 신(新)플랫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대표 기업 KAI의 비전을 국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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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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