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연이은 주주·고객 친화적 행보...그 이유는?

김보라 2023. 10.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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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후 첫 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발표
고객에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도 0.8%p 높여
사내복지 확대.. 재단 설립 검토 등 신뢰회복 행보

키움증권이 최근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회사가 번 돈에서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을 30% 이상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주주환원정책뿐만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최근 주식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인 예탁금 이용료율을 0.8%포인트 올렸다. 올해 들어 내부직원들에 대한 난임치료 휴가일, 출산경조금 금액 등 사내복지도 확대했다.

주주, 고객, 직원을 향한 다양한 친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상장 후 자사주 첫 소각

키움증권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향후 3년 간 주주환원율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키움증권이 사용할 카드는 배당부터 자기주식 소각 등 다양하다. 

특히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의미가 남다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상장 후 키움증권이 주주환원정책 내용을 담은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키움증권이 주주환원정책에 소홀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꾸준히 결산배당을 해왔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키움증권의 배당성향은 18%다. 순이익의 18%를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줬다는 뜻이다. 앞으로 주주환원율 30% 이상 유지를 위해서 향후 키움증권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수준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 

자사주 소각도 눈에 띈다. 키움증권은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 140만주를 모두 소각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9년부터 취득하기 시작해 총 140만주의 자사주를 확보했던 키움증권은 이번에 이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의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04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이번 주주환원정책 발표를 통해 "그동안 키움증권의 주주환원 정책이 타사 대비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는데 이번 주주환원정책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투자자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객에 지급하는 이자 파격 인상 

키움증권은 주주뿐만 아니라 개인고객까지 챙기는 모습이다. 회사는 최근 예탁금 이용료율을 0.8%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 등을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놓은 돈에 대해 증권사가 지급하는 이자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5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0.25%의 이용료율을 지급해오다가 이번에 0.8%포인트 높인 1.05%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예탁금 이용료율 상향은 키움증권이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인 리테일 부분을 선점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올해 2분기 기준 키움증권은 국내주식 시장점유율 20.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온라인(HTS)과 모바일(MTS)을 통해 주식 등을 중개하는 서비스에 강하다. 

신한투자증권이나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을 1%대로 높인 상황이다. 따라서 개인고객과의 접점이 어느 곳보다 많은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 유지와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한 당근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직원 복지 확대...공익재단 설립도 검토

키움증권은 주주 및 개인고객 등 외부를 대상으로한 정책만 내놓은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을 성장시켜온 내부 직원들에 대한 복지혜택도 늘리고 있다. 

기존에 있던 난임치료 휴가를 3일에서 6일로 확대하고 출산경조금도 기존 2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여기에 올해 추가로 난임치료비 지원한도를 300만원으로 늘리고 임직원의 임신축하 선물지급도 신규 복지제도로 도입했다. 

이처럼 키움증권은 주주환원정책 확대와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이는 한편 내부직원에 대한 복지확대까지 연이어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키움증권의 행보는 지난 4월의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여파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개인고객과 접점이 많은 리테일 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우키움그룹 내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대내외적 입지와 그룹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키움증권의 이미지 쇄신은 절실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CFD발 주가폭락 사태 당시 김익래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다우데이타 주식 매도로 얻은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다우키움그룹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지만 김 전 회장의 주식매각대금을 공익재단 설립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 4월 주가폭락 사태와 이번 주주환원 등 대내외적 정책 확대는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키움증권이 외형적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성장의 결실을 외부로 나눠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성장을 하려는 기업은 벌어들인 돈을 다시 재투자하지만 이제는 배당확대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올해 안에 이사회를 열고 앞서 발표한 배당확대 및 자사주 소각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키움증권 주주들은 올해 결산배당부터 올라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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