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43. 윤석열 대통령 민생현장 하방령(下放令)
18일 "국민은 무조건 옳다. 변명하지 말라"
17일 "좀 많이 돌이켜 보고 반성하고 있다"
16일 "국민소통 현장소통 당정소통 더 강화"
용산 대통령실은 선거 참패후 당혹감에 휩싸여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자성과 반성을 통해 소통과 민생을 화두로 잡아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나도 민생 현장으로 더 파고들겠다. 참모들도 책상에만 있지 말고 민생 현장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18일에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 챙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에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16일에는 “민생물가 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하라.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했습니다.
나흘 내내 민생과 소통을 중심으로 국정 목표를 리셋하고 있는 변화의 몸부림을 확인해 보시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민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당부와 관련, 참모들에게 “나도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 했다. 이어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들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민생 현장에 파고 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의 현실을 보고 듣고 느낀 실상을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해달라. 이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곧 국민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은 국정과제 점검 회의차 시도한 바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전문가와 교수, 기업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주부와 청년, 어르신과 같은 현장의 정책 수요자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대통령께서 국민 삶의 현장에 더 가까이 들어가고자 하신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 “각계 이야기를 경청하시고 또 듣게 되시게 될 것이다. 그것은 좀 더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주 충북대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개선과 인력수급 등 보건의료 개혁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유의동 정책위 의장을 비롯해 서울대·충북대 총장, 10개 국립대 병원장 및 의료진, 의료 소비자,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립대 병원을 필수 의료체계의 중추로 육성해 지역 의료붕괴를 막아야 한다. 국립대 병원을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바꾸고 재정 투자를 통해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정책 효과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 의료인 전문가들과 정부는 충분히 소통할 것이다. 의료 혁신의 목적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문가들의 토론을 경청한뒤 “지역 의료체계 정상화 확립은 지금 시작된 게 아니고 대선 공약이고 국정과제였고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작한 것이다.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 분야에 돈을 더 많이 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걸 추진하다 보면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시는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 관련 분야 분들과 소통해야 가장 국민들에게 유리한 방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역설하며 소통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의료 개혁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주에서 상경중 충북 단양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를 찾아 국가와 국민 평안을 기원했다.
윤 대통령은 대조사전 참배를 시작으로 도용 종정 예하를 친견했다. 이어 종정 도용 스님, 총무원장 덕수 스님, 종의회 의장 세운 스님 등과 점심 공양을 했다. 윤 대통령은 스님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애국불교·생활불교·대중불교로 실천해 오며 나라를 위해 항상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도용 스님은 국운융창(國運隆昌)과 인류평화 기원으로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당 4역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가졌다. 선거 패배후 고위 당직자가 일괄 사퇴한 가운데 새로 임명된 이만희 사무총장과 유의동 정책위 의장이 윤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 등은 이 자리에서 “당과 대통령실은 어려운 국민들, 좌절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국민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 당정 정책소통을 더 긴밀히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 등은 오찬뒤 대통령실 앞 용산 어린이 정원을 찾아 산책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과도 소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는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만난 것에 대해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 팍팍해진 국민의 삶에 분골쇄신해서 민생을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무조건 옳다’는 발언이 선거 결과와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단 질문에 “정치에서는 ‘민심은 천심이다’, ‘국민은 왕이다’라고 늘 새기고 받드는 지점이 있다. 이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패배후 인적쇄신 등 정국 수습과 관련 “여러분들 의견을 다양하게 많이 듣고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많이 말씀하셨다. 앞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실 계획이다. 당장 개각은 할 수 없다. 국정감사 기간이고 조금 있으면 예결위고, 개각할 시점은 아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2년 연속 경찰의 날 기념식 참석이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14만 경찰관들에 대한 국정 최고 책임자의 격려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순직, 전몰 경찰관들께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 경찰은 78년 전 광복이후 국민의 안전과 법 질서 확립에 앞장서왔다. 전세 사기와 마약을 비롯한 민생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경찰의 치안과 법집행 역량은 세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평가했다. 그러면서 “흉악 범죄의 고리를 끊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 조직을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과 같이 약자를 상대로 하는 범죄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범죄의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경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 순서로 어린이·시민·경찰 대표로 구성된 합창단 공연후 단상으로 이동해 합창단원 42명 전원과 한 명 한 명 악수하며 인사를 했다. 행사 종료 후에도 행사장 전체를 한 바퀴 돌며 경찰영웅 유가족을 비롯해 현장 경찰관 모두와 인사를 나눔으로써 국민 곁으로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등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민통합위 민간위원(인수위원회 시기, 1·2기)과 정부위원, 국민의힘 당 4역을 비롯한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위원으로 이주호 교육부·한동훈 법무부·이상민 행정안전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조규홍 보건복지부·이정식 고용노동부·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당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 의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도 김대기 비서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 패배후 당, 정부, 대통령실, 대통령소속 자문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규모 공개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는 그동안 애써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새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힘껏 해달라고 부탁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10대 경제강국이라고 하지만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을 얘기하지만 꼭 경제적인 것이 아니어도 여러 이유로 정상적인 사회생활,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지속되는 분들이 많고 다양합니다.
국민 통합이라는 것이 저는 어떤 가치를 기제로 해서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고, 물론 우리의 가치 기제는 헌법이라는 규범이고 자유와 연대 정신입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어려운 부분, 자기 혼자 어떻게 할 수 없는 지속적인 어려움을 국가가 외면해서는 국민 통합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수위 때나 지난 1기 국민통합위에서 그런 분들,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어려움, 경제적인 측면도 있고 제도나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다양하게 파악해서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 김한길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박수 한번. (박수)
지난 국무회의 때 국민통합위 1기 위원님들이 창출한 정책 제언, 논의 내용을 출간해 국무위원들에게 나눠드렸습니다. 이 분야는 내가 수십 년 관료생활을 한, 내가 더 전문가니까 외부에서 가타부타 안 해도 내가 다 안다, 그런 생각을 가져서는 국민 통합을 하기 어렵습니다. 전문성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려움을 공감해야 되는데 국민통합위에서 제시한 정책 제안보다 더 나은 정책 방향을 가지고 있어도 이런 것들이 정말 문제구나하고,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자세로 내각과 당이 움직여 나가는 것이 통합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1기 통합위에서 내놓은 다양한 정책 제언을 당과 내각에서 관심 있게 꼼꼼하게 읽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되는지, 우리의 헌법 가치가 어떻게 적용돼야 되는 것인지를 찾아야만 헌법 가치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이 헌법을 사랑하고 아끼고 이것만이 나를 지켜줄 가치라는 것에 다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통합위, 당·정과 저 역시도 국민들이 헌법과 제도를 사랑할 수 있도록 어떠한 어려움도 우리가 함께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지는 저녁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만찬을 끝내면서도 의미 있는 인사말을 이어갔다.
“여러분들 말씀을 다 들어보니까 정말 이 밤이 아주 따뜻한 밤인 것 같습니다. 장애인, 청년 이주민 그리고 삶의 희망을 포기하는 자살 대책 등 이런 것들이 우리를 헌법 가치로 통합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고, 헌법이 법이 아니라 규범이 아니라 통합의 기제고, 생활이고, 문화라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됐습니다. 우리 국민통합위 활동과 제언들은 저한테도 많은 통찰을 줬다고 확신합니다. 다만, 그것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습니다. 1기 활동을 해주신 위원님들에게 다시 감사드리고 2기 위원님들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이날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는 자성과 반성의 발언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에게 “중동 정세불안 등으로 또다시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생물가 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대통령실 청사가 아닌 용산 분수정원에서 처음 열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참모들에게 주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물가는 윤 대통령이 민생경제 현안 중에서도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현안이다.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일부터 각 부처 장관들이 소관 분야별로 민생 물가를 면밀하게 점검한다. 필요하면 관계 부처가 종합대책도 논의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통 강화에 대해서는 “정책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도 당·정 회의를 하지만 정책 당·정을 활성화하겠다. 당은 현장에서, 지역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기 때문에 민심을 빨리 확인한다. 당·정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날 주장한 ‘대통령 묵언수행 저주 결자해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고 말꼬리를 잘랐다.
여권에 현실 자각의 시간을 제공했던 선거가 끝난지 열흘째다. 민생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다시 얻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 필자 소개 *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2022년 정권 교체기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했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대통령실의 국정을 기록하며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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