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김신록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순 없었어요”[스경X인터뷰]
배우 김신록은 ENA 수목극 ‘유괴의 날’에서 서혜은 역을 맡았다. 아픈 딸을 구하기 위해 남의 딸을 유괴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남편인 김명준(윤계상)에게 이를 사주한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 김상호의 표현에 따르면, 서혜은의 역할은 나무 뒤에 숨어서 어떤 때는 팔이 보였다가 머리카락이 보였다가 팔이 보여야 하는 역할이었다. 즉 정체를 숨겨놓고 조금씩 이를 보여주면서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안기는 캐릭터여야 한다는 뜻이다.
“진실과 거짓의 혼동이 있는 캐릭터에요. 이 여자가 비밀을 갖고 있고, 그에 따른 비밀이 열리는데 이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거죠. 이 작품이나 캐릭터 주제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과 입으로 하는 말이 매번 다르고, 자기애가 강하죠. 결핍이 많고 욕망이 많은 자기애가 가득한 인물입니다.”
함께 연기한 윤계상 역시 ‘유괴의 날’로 대표되는 ‘유괴’라는 소재에 대해 조금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캐릭터를 표현하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아픈 딸을 위해 다른 이의 딸을 유괴하라고 시키는 설정. 본인은 어땠을까.
“혜은이라는 인물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동의는 할 수 없었어요. 그런 마음이 표현이 어렵죠. 인간으로 공감하고, 모두가 공감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동의해야 연기가 수월한데,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있죠. 이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방식, 태도들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해는 되는 인물을 연기할 때 힘들어요. 이를 위해 마음을 써야 할 때 매 순간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 아픔이 있는 인물이지만 입양을 하고 파양을 하며, 아이의 뇌 실험에도 개입한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있을 수 있기에, 역할에 대한 김신록의 입장은 분명했다. 그리고 최근 인기 있는 작품에 다수 출연하면서 얻은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에도 입장이 분명했다.
“이런 좋은 평을 받는 작품에 얼굴을 비치고 있어서 기분이 좋고,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사실 운이 좋은 거죠. 제가 대단히 많은 대본을 받아서 선구안을 발휘한 것은 아니에요. 저에게 감사한 작품이 왔는데 이 좋은 작품을 만드시는 분들이 저를 써주셨다는 게 감사한 일이죠.”
지금의 회사와 계약하고 2020년 드라마 ‘방법’을 시작으로 ‘괴물’과 ‘지옥’을 함께 찍었고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합류했다. 이후 디즈니플러스 ‘무빙’을 연이어 찍었다. ‘스위트홈’과 ‘형사록 2’ 그리고 ‘유괴의 날’이 맞물렸다. 2020년 이후 김신록의 일정은 정신이 없다.
“주로 원작 웹툰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했네요. 원작이 있더라도 드라마 대본으로 오면 뭔가가 추가되고, 인물이 다르게 설계돼요. 원작의 팬분들이 인물이 다르다, 너무 튄다고 이해하시면 어쩔까 계속 고민이 되죠. 하지만 매체가 달라지면서 다른 접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드라마라는 장르로 작품이 새로운 활력을 받게 된다면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빙’의 여운규 역으로 드라마의 끝까지 살아남은 그는 또 넷플릭스 ‘지옥 2’에서 지옥에서 환생해 온 박정자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형사록’ ‘스위트홈’ 등을 비롯해 시리즈의 2편에 출연하는 경우도 많다. 이 사실은 오히려 자유를 준다.
“‘스위트홈’과 ‘형사록’은 시즌 2부터 출연했어요. ‘지옥’의 경우 연상호 감독님에게 여쭤보니 ‘시즌 1 잘하셨으니, 시즌 2는 막 하셨으면 좋겠다’ 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제게는 자유로움을 주는 거죠. 지옥을 다녀온 후니까(웃음) 새로운 작품이라는 마음으로 훨씬 자유롭게 찍고 있는 것 같아요.”
매번 다른 장르, 캐릭터, 매체의 연기를 하면서 김신록의 존재감은 어느새 이 만큼 커졌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거실의 화분과 비유했다. 분갈이하고 햇볕을 주고, 다른 환경을 주니 전혀 보이지 않던 생장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곳에 놓이면 보이는 새로운 가능성. 김신록은 이것을 원한다.
“제게 연기는 ‘생명력의 확장’이죠. 연기를 하면서 생활인으로서의 저도 확장되고, 삶이 확장되면 연기의 가능성도 늘어나는 거예요. 더욱 활동의 폭이 넓어지면 좋겠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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