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끝난 이승엽과 두산의 가을, 그러나 소중한 145경기 경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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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승엽(두산 베어스)의 첫 가을 야구는 단 한 경기만에 아쉽게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 덕분에 올해 가을 야구까지 했다. 지난해 부임해서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을 야구를 목표로 잡았는데 1차적으로는 성공했지만 한 경기만에 끝나서 많이 아쉽다"고 소회를 전했다.
찝찝하게 정규 시즌을 마친 두산과 이 감독은 가을 야구 출정식에서 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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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시간 발판 삼아 더 나아질 미래 다짐
(창원=뉴스1) 서장원 기자 = '감독' 이승엽(두산 베어스)의 첫 가을 야구는 단 한 경기만에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정규 시즌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올해 치른 145경기는 더 나아질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한 값진 자양분이 됐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했다.
경기 초반 선발 곽빈과 타선의 집중력이 빛나며 3회까지 3-0으로 앞섰지만 4회 곽빈이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노렸던 두산의 '미라클'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 덕분에 올해 가을 야구까지 했다. 지난해 부임해서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을 야구를 목표로 잡았는데 1차적으로는 성공했지만 한 경기만에 끝나서 많이 아쉽다"고 소회를 전했다. 충분히 잡을 수도 있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게 남았다.
이 감독의 말처럼 두산은 올 시즌 목표를 '5강 진입'으로 잡고 개막을 맞이했다. 현재 팀 전력을 냉정히 분석해 내린 지극히 현실적인 목표였다. 이승엽 감독이 부임했고,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양의지를 데려왔지만 세대 교체의 기로에 선 올해 두산의 전력엔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그럼에도 두산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다. 시즌 초반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머리 부상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가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토종 선발 투수로 공백을 메우며 버텼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의 부진까지 겹쳤지만 이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로하스의 정착을 기다렸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며 개막 후 6월까지 5위 싸움을 펼친 두산은 7월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11연승을 달리며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기간 순위도 3위까지 끌어올렸고, 구단과 팬들의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막판이 아쉬웠다.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며 버티는 야구에도 한계가 왔고, 뒷심 부족으로 SSG 랜더스와 NC에 밀리면서 결국 5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찝찝하게 정규 시즌을 마친 두산과 이 감독은 가을 야구 출정식에서 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이후 가을 야구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우려했던 불펜 붕괴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수확도 있었다. 이 감독은 "최승용, 김동주 같은 젊은 투수들을 발굴했다.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줬고, 기대가 크다"면서 "선수들 덕분에 5할 승률 이상을 거뒀고 가을 야구까지 했다. 내년 시즌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보완점이 뚜렷한 만큼 비시즌 과제도 명확하다. 이 감독은 "야수진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튀지 못했는데, 내년엔 즉시 전력감을 만들 것이다. 타선이 약해 투수들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한 시즌을 보냈다. 내년 시즌 공격적인 야구를 위해 모두 보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 시즌 이승엽호의 여정을 실패로 규정짓긴 어렵다. 지난 시즌 9위 추락의 충격을 딛고 1차 목표였던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했고, 앞으로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선수들도 여럿 발굴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펼치는 끈질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두산을 5강 후보로 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을 펼쳤고, 기대치가 높아졌기에 아쉬움이 더욱 클 뿐이다. 지금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145경기의 경험치를 쌓은 이승엽 감독과 두산의 진짜 시즌은 지금부터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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