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사관학교’로 불리는 김천상무…미완의 공격수들 ‘제2의 전성기’ 맞아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김천상무는 ‘공격수 사관학교’로 불린다. 미완의 공격수들이 군 복무를 위해 입단한 후 복무 기간 동안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해서 전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공격수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단연 조규성(미트윌란)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21년 3월 전북현대를 떠나 김천상무에 입단한 그는 눈에 띄게 피지컬이 좋아졌고 결정력과 연계플레이, 포스트플레이 등 전체적으로 기량이 발전했다. 결국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전역하고 나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해 2골을 넣었다. 지난여름엔 꿈꾸던 유럽 무대에도 진출했다.
김천상무는 군팀이라는 특성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평상시에 일과 시간을 제외하면,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운동에만 몰두한다. 특히 경북 문경에 위치한 국군체육부대는 국가대표선수촌 못지않은 운동 시설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다 ‘레알 김천’이라고 불릴 만큼 김천상무는 K리그 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집결한 만큼 탄탄한 스쿼드를 갖춘 것도 공격수들이 많은 득점할 수 있는 이유다. 부담감도 아무래도 원소속팀보다는 덜하다. 이 같은 이유에서 다양한 공격수들이 입단한 후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실제 “김천상무에 입단한 후 웨이트 훈련을 상당히 많이 했다. 국군체육부대는 운동 시설이 너무 좋고, 다른 종목 선수들과도 함께 운동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피지컬이 좋아지다 보니 자신감을 얻게 되고, 자연스레 기량도 꾸준하게 상승했던 것 같다”고 말한 조규성의 일화는 유명하다.
조규성뿐 아니라 김보섭(인천유나이티드)과 서진수(제주유나이티드), 오현규(셀틱) 등도 있다. 이들은 이전까지 원소속팀에서 주로 로테이션 멤버였거나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천상무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받더니 훨훨 날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현재 각자 원소속팀으로 돌아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오현규는 김천상무에서 뛰던 당시 “오로지 축구만 생각하면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는 부담감 없이 뛴다”며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던 바 있다. 서진수도 “입대 전부터 군대가 터닝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돌이켜봤을 때 많은 발전을 해낸 것 같다”고 밝혔었다.
올해 초 FC서울과 잠시 동행을 마친 후 김천상무에 입단한 조영욱도 마찬가지다. 그는 당시 “그동안 성장한 공격수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나 또한 성장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입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있고, 자신감이 확실히 많이 올라왔다”며 이전과 달라진 부분을 이야기했다.
조영욱은 이번 시즌 김천상무에서 28경기 동안 13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활약상 속에 그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상승세의 흐름을 이어가 7경기에서 4골을 넣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조기 전역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김천상무에는 여전히 ‘제2의 조규성’을 꿈꾸는 공격수들이 많다. 현재 이영준과 정치인 등이 남은 기간 더 발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고, 오는 12월에는 지난 6월 국군체육부대에 최종합격한 김주공(제주유나이티드)과 모재현(경남FC) 등 새로운 공격수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부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또 선임과 동기들의 도움도 제가 이 자리까지 오는 데 큰 힘이 됐다”는 이영준은 “주변에서 (조)영욱이 형이 조기 전역하면 더 많은 기회가 올 거라고 이야기해주셨다.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정치인은 “대구FC에서 활약을 별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입대하기 전부터 김천상무에서 성장하길 바랐다. 이곳엔 외국인 선수도 없고,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부대 시설도 좋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좋다”며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고 더 발전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특히 오현규와 조규성 선수가 왜 그렇게 발전했는지 알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따라가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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