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서울서 미분양 나더니 한쪽에선 신고가, 왜?
금리 등 불확실성 커지며 실수요 위축…투자 수요 여전
올해 들어 지속했던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다시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다소 엇갈린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와중에 강남 등 일부 단지의 경우 신고가를 경신하는 매매가 이뤄져 눈길을 끈다. 고분양가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신축 아파트가 무더기 미계약으로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이후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는 수천 명이 몰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의 횡보세가 나타나면서 다소 혼재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다소 움츠러들기는 했지만 당장 시장이 침체하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에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양극화도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다.
서울 매물 늘고 미분양도…한쪽에서는 신고가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도 물량이 7만 5000가구를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1월 매도 물량이 5만 가구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가속하던 집값 반등 피로감에 수요자들이 관망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금리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위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최근 눈에 띄게 둔화한 모습이다. 최근 서울에서 신축 청약을 진행한 결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무더기 미계약이 발생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25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의 경우 190가구 중 72가구가 미계약 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같은 시기에 분양해 1순위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역시 대거 미계약이 나오며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한쪽에서는 아파트 매매에서 신고가가 경신되는 상반된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11차의 전용면적 183㎡가 지난 5일 69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4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지 두 달 만의 갱신이다.
이런 흐름은 여의도와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재건축 진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수요가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호반써밋 개봉의 경우 미분양이 나긴 했지만 이후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는 1072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는 점도 주목된다. 입지나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수요는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리 등으로 실수요 위축…옥석 가리기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일부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는 횡보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리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의 경우 위축하는 반면 현금이 많은 이들의 경우 투자를 이어가는 양극화가 나타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부동산 투자 심리가 꺾인 건 맞지만 당장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이런 경우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물에만 몰리는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반써밋 개봉 등 서울 신축의 경우 실수요자들은 불안감에 계약을 포기했지만 유주택자 등 투자 수요 입장에서는 서울 주택 공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남과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 매물들의 경우 미래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현금이 많은 투자자들이 지속해 몰릴 거라는 설명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최근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분양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초기 청약 경쟁률이 높았는데도 대거 미계약이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은 당분간 위축할 수밖에 없겠지만, 현금이 많은 이들의 경우 투자 가치가 있는 미분양 주택 등을 매입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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