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없으면 건보적용 안돼요"…황당한 '백신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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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체계가 약한 이른둥이 아이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고위험군이지만 '손위 형제·자매'가 없으면 예방주사의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주수에 태어난 이른둥이 중 '손위 형제·자매'가 있어 RSV 예방 주사의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15.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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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면역 예방주사 급여 안돼
최대 450만원 상당 약값 부담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면역체계가 약한 이른둥이 아이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고위험군이지만 '손위 형제·자매'가 없으면 예방주사의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주사비가 60만~9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RSV 백신은 수차례 맞아야 하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2016년 10월 개선된 제도에 의하면 32주 미만 미숙아일 경우 형제·자매가 있어야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외동이 많기 때문에 저출산 환경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중구 심사평가원장은 "약가도 비싸고 5번 맞아야하기 때문에 급여기준 확대에 대해 복지부와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RSV 역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작년 2월 울산, 평택, 대구, 인천 등의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돼 조리원이 폐쇄되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RSV는 매년 겨울철 전국의 산후조리원을 중심으로 신생아 집단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어 신생아에게 치명적이다. 산후조리원의 RSV 집단 감염은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도 79명이 감염됐다. 1세 미만의 아동 평균 6000명이 RSV로 치료받고 있다.
특히 면역 기능이 약하고 호흡기가 미성숙한 '이른둥이'는 RSV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RSV에 감염되면 폐렴이 생기는 등 급속도로 악화돼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 RSV 치료제는 없고, 예방용으로 직접 항체를 투여하는 수동 면역 주사(아스트라제네카 '시나지스')가 유일하다.
그 예방 주사의 비용은 체중에 따라 1회 주사비가 60만~90만원에 달한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한 차례 주사하고 예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달 간격으로 모두 다섯 차례 맞아야 하므로 많게는 450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급여 대상 환자는 이 비용의 약 5~10%만 본인 부담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건강보험을 통한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보험급여 기준이 까다로워 실제로 건보 혜택을 받는 고위험군은 제한적인 실정이다.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는 32~25주에 태어난 이른둥이는 손위 형제·자매가 있어야만 건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이 설정돼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매년 1만여명이 32~25주에 태어난다. 이 주수에 태어난 이른둥이 중 '손위 형제·자매'가 있어 RSV 예방 주사의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15.2%에 불과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RSV는 2세 미만 영유아의 95% 이상에서 최소 한 번 이상 감염되고 인플루엔자보다 사망률이 10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손위 형제·자매 없는 다둥이·외동 이른둥이들은 예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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