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육아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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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아이를 낳기 전에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직업 정신이 투철했던 이모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한 번도 필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아파서 못 오는 날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신생아를 돌봤다.
십년 넘게 갈비집을 하신 이모는 아이를 보는 일 정도는 식당을 하던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며 필자가 회사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집안 일까지 알아서 척척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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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아이를 낳기 전에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필자의 출산 휴가는 3개월이었고 길게 자리를 비울 수도 퇴사를 할 수도 없었다.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원에 있으면서 필자는 구인 플랫폼을 통해서 아이를 봐 줄 도우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몇 명의 지원자를 면접한 후에 첫번째 이모를 구했다. 직업 정신이 투철했던 이모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한 번도 필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아파서 못 오는 날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신생아를 돌봤다. 필자가 퇴근 후 힘들까 봐 낮잠을 덜 재우고 가급적 퇴근 시간 즈음에 아이를 재울 정도였다. 딸은 엄마인 필자보다 이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필자가 출근할 때는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를 했지만, 이모가 퇴근할 때는 현관에 드러누워 대성통곡을 하기 일쑤였다. 이모와 잘 지내는 딸을 보면 마음이 놓였지만, 한편으로는 섭섭했다.
4년 동안 딸을 키워주신 첫 번째 이모가 그만 두고, 두 번째 이모를 구했다. 예순이 넘은 이모는 온화하고 다정했다. 십년 넘게 갈비집을 하신 이모는 아이를 보는 일 정도는 식당을 하던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며 필자가 회사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집안 일까지 알아서 척척 해주셨다. 간혹 이모가 못 오는 날에는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딸, 지윤 엄마가 와서 아이를 봐줬다. 이모도 아프고, 지윤 엄마도 일이 있는 날에는 지윤 아빠가 휴가를 내서 딸을 챙겨줬다. 이모의 남편인 할아버지는 딸이 원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차로 등·하교를 시켜 주셨다.
아이를 낳기 전에 했던 우려와 걱정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완전히 사그라졌다. 딸은 지금도 일 주일에 한번씩 이모네 집으로 가서 이모네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요즘의 메마르고 흉흉한 뉴스들을 보면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인구 절벽의 핵가족 문화가 보편화된 우리 사회는 이모님 가족처럼 마음이 따뜻한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심옥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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