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타격왕→와카 '최고의 선수' 서호철 '파란만장한' 야구 스토리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퓨처스 타격왕에서 와일드카드 MVP까지, 특급 활약을 펼친 서호철이 파란만장한 야구 스토리를 그려냈다.

NC 다이노스는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타선 화력을 보태며 14-9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NC는 1승만 따내도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는 와일드카드 4위에 특성에 따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오는 22일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건너가 SSG 랜더스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다툴 예정이다.

MVP는 '특급 활약' 펼친 서호철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당연 서호철이었다. 서호철은 7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 만점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에선 침묵한 서호철이다. NC가 두산에 0-2로 뒤지던 2회 말 2사 후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곽빈과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으나,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서호철이 이날 경기를 빛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2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자신의 역량을 다해냈다. 0-3으로 뒤지던 4회 말 공격에서 NC는 1사 후 박건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권희동의 우전안타와 김주원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서호철이 타석에 들어섰다. 서호철은 곽빈의 공 2개를 지켜보며 예열했다. 이어진 3구째 시속 149km 가운데 직구를 공략한 서호철이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그랜드슬램이 됐다. 이는 비거리 120m였다.

이 홈런은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작성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초의 그랜드슬램이다. 베이스를 돌던 서호철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창원 NC 팬을 향해 손을 들며 화답했고, 팬들은 계속해서 뜨거운 함성을 서호철에게 보냈다.

서호철의 이 역전 만루포는 NC의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는 역할을 했다. NC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후속 타자 김형준까지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면서 NC는 4회 말에만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순식간에 5-3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서호철과 김형준의 백투백 홈런 역시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5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나가며 멀티출루에 성공한 서호철이다. 이후 4번째 타석에서 또다시 자신의 괴력을 발휘했다. NC가 6-5 스코어로 추격당하던 7회 말, 선두타자 박건우의 안타와 희생번트, 그리고 권희동의 볼넷과 김주원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기회가 서호철에게 차려졌다. 여기서 서호철은 두산 정철원의 가운데 직구를 이번에도 놓치지 않고,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때 누상에 나가 있던 박건우와 권희동이 홈을 밟으며 8-5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 냈다.

서호철의 뜨거운 타격감은 경기 막판에도 이어졌다. 8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서호철은 중전안타를 추가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NC는 9회 마지막 수비에서 추가 점수를 내줬으나, 14-9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서호철이 기록한 6타점은 지난 2021년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가 기록한 종전 5타점을 넘어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일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다. 특급 활약을 펼친 서호철은 경기 직후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퓨처스 타격왕에서 포스트시즌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 서호철

서호철은 순천 효천고와 동의대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NC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군 데뷔는 2020시즌에 했고, 당시 서호철은 2경기 출전 8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에 국군체육부대 상무 야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상무 시절부터 서호철은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타율 0.388로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군 복무를 마친 2022년, NC에 돌아와 차기 주전 3루수로 기대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 1군 89경기에서 타율 0.205 OPS 0.542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후 서호철은 스프링 캠프 때부터 수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올 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0.287 114안타 5홈런 41타점 50득점 OPS 0.714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이날, NC 팬들은 물론, KBO 팬들에게 서호철이라는 이름 석 자를 기억시킬 최고의 활약을 펼쳐내며 NC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어내는 파란만장한 야구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