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11월 동결 시사에도 美10년 국채 5% 눈앞···나스닥 0.96%↓ [데일리국제금융시장]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10. 20.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우존스 0.75%↓, S&P500 0.85%↓
파월 의장 “채권 금리 올라 긴축 역할 수행”
2년 물 금리 하락에도 10년 물 ↑ ‘4.987%’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5% 바로 아래 수준까지 치솟으며 뉴욕증시를 압박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연설을 했지만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세는 이어졌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0.91포인트(-0.75%) 하락한 3만3414.1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6.60포인트(-0.85%) 떨어진 4278.0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8.13포인트(-0.96%) 밀린 1만3186.1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파월 의장이 11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연설 직후 상승 영역에 진입하기도 했지만, 5%에 육박하는 10년물 국채 금리의 압력을 결국 이기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요인들, 연준이 지금까지 단행한 긴축을 고려해가며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앞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신중하게’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뒤 9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무엇보다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추세에 따라 금융 환경이 긴축되고 있다고 봤다. 파월 의장은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분명히 금융 여건이 긴축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금융여건을 긴축시키기 위한 것인데,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긴축 적인 금융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 금리가 올라 굳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경제를 누르고 있다는 의미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모기지나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등 미국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된다.

시장은 11월 금리 동결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11월 1일 정책 금리를 5.25%~5.5% 범위에서 그대로 유지할 확률은 전날 93.4%에서 오른 97.9%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정책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2년물 금리는 전날 5.218% 에서 4.7bp 하락해 5.171%를 기록했다.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국채는 전날 4.902%로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4.9%를 돌파한 뒤 이날 8.5bp(1bp=0.01%포인트) 4.987%를 기록해 5%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2007년 7월 20일 이후 가장 높다. 뉴욕 장중 4.996%까지 거래됐다. 파월 의장은 최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에 대해 “투자자들은 경제 전반의 체력에 대해 재평가를 하고 장기 투자를 하려면 수익률이 좀 더 높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재정적자나 양적 긴축에 대한 고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긴축을 좀 더 할 것이란 전망 때문에 오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최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8000건으로 시장 전망치 21만건을 하회했다. 산업계에서 해고가 늘어나는 신호는 없고 고용 시장은 여전히 튼튼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가파른 금리에 주택시장 위축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기존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8월 404만 건에서 9월 396만건으로 줄었다. 월별 판매량을 연간 판매량으로 환산했을 때의 수치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치다.

주식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전날 주당순이익(EPS)이 66센트로 시장 기대치(70센트)에 미치지 못했다는 소식 등에 9.3% 하락했다. 또 현금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기까지 18~2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파로 전기차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또 다른 전기차 기업인 리비안과 루시드도 각각 5.14%, 4.19% 하락했다.

반면 전날 어닝비트를 발표한 넷플릭스는 이날도 16.05% 상승했다. 신규 구독자가 예상치인 61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880만 건에 이른 점이 기업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주요 가상자산은 혼조세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6% 오른 2만86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03% 내린 156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05달러(1.19%) 상승한 배럴당 89.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완화했다는 소식에 유가가 장중 2% 가까이 하락했으나 중동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다시 반등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야당 간의 선거 로드맵 합의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제재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가 완화되면서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가 하루 2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2019년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제재하기 전까지 베네수엘라의 대미 원유 수출량은 하루 36만5000배럴 수준이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