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미래에셋운용 홍콩법인 전무 "中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편집자주]글로벌 IB(투자은행) 메이저리그인 홍콩에서 한국계 금융회사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콩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중심지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K-금융의 위상과 경쟁력을 높이고 우량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이들을 만나봤다.
⑦ 심완섭 IBK기업은행 홍콩지점장 "지속가능 성장 마련… 한국형 IB 위상 높인다"
⑧ 이지훈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장 "자산운용 라이선스 취득 신사업 확대"
⑨ 최강원 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 "IB 거점 육성 박차"
⑩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전무 "中 여전한 잠재력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기관 및 중개 투자자들에게 혁신적인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전무는 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주식 운용을 시작한 뒤 2010년 홍콩법인으로 옮겨온 뒤 현재까지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폭넓은 경험과 중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투자 솔루션을 담당한다. 홍콩법인 리서치팀을 이끄는 이 전무의 리더십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태지역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거두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머니S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는 지금껏 눈부신 발전을 거뒀고 여전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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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세계 각국에선 중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경고음을 울리고 나섰다.
실제로 팬데믹 종식 후 중국 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다르게 중국 경제지표는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전무는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수요와 공급의 회복 속도가 각각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중국에서는 팬데믹 전에도 비교적 높은 생산 가동률을 보였고 팬데믹 이후에도 생산 설비가 빠르게 정상화됐지만, 막상 늘어난 공급량만큼 수요가 충분히 나오지 않자 재고가 쌓였다"며 "재고가 쌓이면서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이는 자연스레 소비 지연으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팬데믹 종식 여부와는 별개로 중국 부동산 산업 구조조정이 길어졌던 영향도 꼽았다. 그는 "정부 주도하에 진행된 부동산 구조조정은 부동산 개발사들의 부도와 이들이 분양했던 아파트 분양 프로젝트의 건설 중단 등을 초래해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이어지면서 경제가 둔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중국 경제의 부진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지표는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말 주택 거래 정책 완화 이후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회복되고 있지만 중소형 도시의 부동산 지표가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전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초과 공급이 해소되는 시점에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간 주택 필요량을 11억 SQM(스퀘어미터)으로 추정한다. 2017~2021년간 연 주택공급액이 평균 14억 SQM였으니 과잉 공급 상태였다"며 "지난해 11억 SQM 이후 올해는 그 수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내년부터 수년간 분양물량이 11억 SQM 전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는데 그렇다면 부동산 산업이 중국 GDP(국내총생산)에 큰 타격을 입히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중국의 가계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단적으로 개발사 부도에 따른 미완공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여러 수단을 동원해서 현재 미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완공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중국 중산층 가계가 그동안 부동산 보유를 선호했던 이유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 거의 없어 부동산을 부의 자녀 상속 수단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이들 중산층에게 현재 가장 큰 우려 상황은 분양을 받았는데 개발사가 부도나는 경우인데 개발사 부도가 몇 년간 진행되다 보니 중산층의 부동산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현재 미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대부분 완공시켜주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현재 정부는 이를 위해 국책은행, 지방정부 채권 발행 한도 증액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이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할 경우 부동산 투자 심리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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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가 지속 보도되면서 중화권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전무는 글로벌 투자자에 대해 중국 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 분산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무는 "주식 투자는 각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에 분산 투자해야 하는데 그런 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라면 미국·중국 두 국가를 중심으로 산업별·지역별로 경기 사이클, 지정학적 제약 등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 비중을 배분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최근 이룬 성취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예로 들면 중국이 올 상반기 전통의 자동차 강국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자동차 수출을 가장 많이 한 국가로 올라섰다"며 "202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자동차 순수입 국가였고 심지어 인도보다도 자동차 수출 물량이 적은 나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증시에는 각 분야 특히 신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즐비하다. 이슈를 꾸준히 따라가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잘 선별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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