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장 "자산운용 라이선스 취득… 2호 펀드도 계획"

홍콩=이지운 기자 2023. 10. 2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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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홍콩서 발로 뛰는 K-금융인 릴레이 인터뷰⑧] 지난해 3월 첫 펀드 설립 운용 중… "신사업 확대"

[편집자주]글로벌 IB(투자은행) 메이저리그인 홍콩에서 한국계 금융회사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콩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중심지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K-금융의 위상과 경쟁력을 높이고 우량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이들을 만나봤다.

이지훈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장./사진=이지운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⑦ 심완섭 IBK기업은행 홍콩지점장 "지속가능 성장 마련… 한국형 IB 위상 높인다"
⑧ 이지훈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장 "자산운용 라이선스 취득 신사업 확대"
⑨ 최강원 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 "IB 거점 육성 박차"
⑩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전무 "中 여전한 잠재력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지난달 6일 방문한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같은 달 14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방문을 앞두고 있어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 이후 대표의 첫 방문으로 신사업 계획 등 보고 거리가 한가득이었다.

홍콩 국제상업빌딩(ICC)에서 만난 이지훈 홍콩법인장은 "홍콩법인도 모회사인 신한금융그룹의 일원으로 고객중심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현지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본사와 차별화된 고객군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홍콩법인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역점" 지난해 국내 증권사 홍콩현지법인 중 당기순이익 1위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은 2007년 5월 자본금 500만불(USD기준)로 설립해 국내주식 브로커리지 위주의 사업을 영위했다. 2020년 12월 말에는 자본금 약 1억불로 자본금을 확충하고 몸집을 불렸다. 이후 글로벌 인수금융 신디케이트론 주선 등 IB(투자은행)사업과 더불어 해외채권 발행·운용 및 자산운용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불안한 금융시장 환경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홍콩에 진출한 국내 증권업계 중에서 당기순이익 기준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법인장은 코로나19와 최근 불거진 차이나 리스크 우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홍콩의 지리적인 특성상 영업환경에 대한 장점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인수금융 등 IB 업무와 대체투자와 관련해 홍콩은 지리적으로 매력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아시아의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글로벌 IB하우스의 대부분이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어 M&A 인수금융 등 IB 영업에 유리한 장점이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투자 관점에서도 유수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상당수가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어 투자대상이 되는 운용사 검토 시 지리적으로 상당히 편리하고 덕분에 홍콩에서 영업확대를 위해 주요 사모펀드, 글로벌 IB하우스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을 확대해 올 수 있었다"며 "특히 아시아 내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EQT BPEA(Baring PE Asia)와의 신뢰관계 구축으로 여러 건의 인수금융 딜에서 협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법인장은 홍콩에 10년 넘게 머물면서 홍콩 시위사태와 코로나19를 모두 겪으며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해외 딜을 하려면 이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 와서 검토해보고 실사하는 단계가 있는데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딜이 성사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함께있는 동료들이 있어 위안도 얻을 수 있었다.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신한지주 신한은행 GIB(그룹·글로벌투자은행)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물론이고 타지에 주재원으로 함께 파견을 온 이후 개인적으로도 식구처럼 친분을 유지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코로나19 당시엔 힘든일도 많았지만 홍콩 내 신한지주 계열사 직원들이 모여서 홍콩의 유명한 하이킹 코스를 주말마다 다니며 서로에게 의지가 돼준 것이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자산운용 라이선스 취득 후 사업영역 확장… 계열사 협업도 눈길



이 같은 동료애는 지주 내 계열사들과의 사업 시너지로도 발현된다. 실제로 홍콩법인은 신한은행 홍콩IB센터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IB부문에 있어서는 주요 사모펀드와의 네트워킹, 딜소싱 등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채권 발행업무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또한 은행 홍콩지점과도 아시아의 유수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를 설립해 운용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홍콩법인은 지주 내 계열사들의 외화자금조달 창구 기능을 담당하면서 신한은행보증채·신한지주 달러표시채 등을 인수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증권 고유의 역할을 해외에서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IB부문에서의 딜소싱과 주선업무 추진, 채권 발행업무 등의 업무협력을 지속 확대시킬 계획"이라며 "특히 신규 자산운용사업에 있어서는 중장기적으로 시리즈 재간접펀드의 설립과 다른 전략의 펀드 론칭 등 다양하게 협업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자산운용 현지법인이 철수한 가운데 향후 자산운용사업을 이어받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자산운용 라이선스를 이용해 지난해 3월부터 처음 펀드를 설립해 현재 운용 단계에 있다. 이 법인장은 "1호 펀드 활성화 이후 곧 2호 펀드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홍콩법인의 전체 목표는 사업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수익목표 달성을 위한 영업활동이었다면, 올해는 향후 5년간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법인 직원들이 다양한 비지니스를 시도하고 중장기 발전 방향을 고민해 홍콩법인의 사업역량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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