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동결 시사 속 “인플레 너무 높다”
“불확실성 커 신중하게”…동결 시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경제에 위험 초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 4.996%…5% 육박
나스닥 0.96%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도 미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기가 불확실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줄곧 유지했다.
1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뉴욕 이코노미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최근 3~6개월 단기 근원 물가는 3%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단기 물가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까지 갈 길이 험난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2%대 물가로 떨어뜨리기 위해 동료들과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강력한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 경제에 대해 ”계속된 성장은 추가 긴축을 정당화 할 수 있다“며 성장이 둔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의 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한 시간여 진행된 발언과 대담에서 “데이터를 봐야 한다”, “과다 긴축과 과소 긴축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신중한 어조를 이어갔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연준의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고려할 때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매우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경제활동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고, 매우 불확실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에도 미 경제가 회복력이 강한 것에 놀랐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저금리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은 사람들을 포함해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 영역에서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날 4.996%을 찍으며 2007년 이래 처음으로 5%에 가까워진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나 연준의 정책 금리를 반영하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오히려 미 재정적자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채 금리 상승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상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의 대담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서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전날보다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전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0%로 내다보던 투자자들은 연설 이후 29%까지 낮췄다. 1.9%에 그쳤지만 처음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선택지에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경제성장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태롭게 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의 금리동결 시사에도 연준의 긴축 장기화와 국채 금리 급등,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우려로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0.91포인트(0.75%) 하락한 3만3414.17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두푸어(S&P) 500 지수는 0.85% 내려간 427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두 0.96% 하락한 1만3186으로 내려앉았다.
홈리치 버그의 스테파니 랑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연준은 그들의 임무가 끝났다고 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금리가 어디에서 정점을 찍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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