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귀찮게 한 결과가 '4이닝 5실점' 최악투, 슈어저 빠른 반성 "내가 실수했고 벌 받았다"

김동윤 기자 2023. 10. 2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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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텍사스의 맥스 슈어저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에 등판했다. /AFPBBNews=뉴스1
텍사스의 맥스 슈어저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우승 청부사 '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포스트시즌 복귀전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텍사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 3차전에서 휴스턴에 5-8로 패했다.

창단 후 아직까지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텍사스로서는 2011년 이후 1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 잔뜩 기대한 일전이었다. 선발 투수도 그동안 서두르지 않고 오랜 기간 기다렸던 '우승 청부사' 슈어저를 내세웠다.

그 기대는 2회가 되자마자 산산조각 났다. 1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슈어저는 2회 첫 타자 요르단 알바레즈를 맞혔고 카일 터커에게 볼넷, 마우리시오 두본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제레미 페냐를 내야 뜬 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폭투로 허무하게 1실점 했다. 뒤이어 올해 정규시즌 타율 0.191에 불과한 포수 마틴 말도나도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실점은 순식간에 3점까지 늘어났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3회에는 호세 알투베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았고 4회 1사 3루에서는 두본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텍사스는 0-5로 끌려갔다. 결국 5회 시작 전 코디 브래드포드와 교체되며 텍사스에서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4탈삼진 5실점으로 마쳤다. 결국 텍사스는 막판 추격전에도 이 점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5-8로 패했고 포스트시즌 7연승도 홈에서 마감했다. 시리즈 전적은 2승 1패.

이날 경기는 슈어저에게 뜻깊은 등판이었다. MLB.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에 따르면 슈어저는 각기 다른 5개 구단에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두 번째 투수였다. 그는 텍사스에 앞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워싱턴 내셔널스, LA 다저스, 뉴욕 메츠에서 포스트시즌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고 워싱턴에서는 2019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로 떠올랐다. 앞서 5개 구단에서 포스트시즌 등판한 투수는 신시내티 레즈,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뛴 데이비드 웰스.

하지만 그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진기록 파티의 희생양이 돼 체면을 구겼다. MLB.com에 따르면 알투베는 슈어저에게 쏘아올린 홈런으로 25호째를 기록하면서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까지 단 4개만을 남겨뒀다. 1위는 매니 라미레즈의 29개.

이어 슈어저에게 친 안타를 포함해 7회 단타를 추가하며 33호 멀티히트로 데릭 지터(58개), 버니 윌리엄스(36개) 다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이 멀티히트를 친 선수가 됐다. 자연스레 202번째 출루를 기록하면서 302회의 지터, 223회의 라미레즈, 윌리엄스 다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출루를 한 타자로 떠올랐다.

또 다른 타자 알바레즈는 4타수 2안타로 2타점을 올리면서 2004년 카를로스 벨트란, 2009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포스트시즌 첫 7경기에서 5개 이상의 홈런, 10개 이상의 타점, 10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휴스턴의 마틴 말도나도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에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휴스턴의 요르단 알바레즈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휴스턴의 호세 알투베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슈어저는 올해를 대권 도전의 적기로 판단한 텍사스가 트레이드 마감일 시점에 데려온 비장의 한 수였다. 뉴욕 메츠는 지난해 슈어저와 3년 1억 3000만 달러(약 1767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으나, 1년 반 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올해 7월 30일 내야 유망주 루이상헬 아쿠냐를 받는 대신 슈어저의 잔여 연봉 중 2250만 달러(약 306억 원)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보조하면서 텍사스로 트레이드했다.

텍사스에 온 뒤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8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20, 45이닝 53탈삼진의 성적을 거뒀고 그마저도 9월 14일 오른쪽 어깨와 팔 근육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 슈어저에게 이어 이번 경기는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그를 3차전 선발로 예고하면서 "슈어저는 3차전에 나갈 준비가 됐다. 그는 매우 흥분한 상태고 자신이 건강하다며 나를 귀찮게 했다"고 웃을 정도로 선수의 열의는 대단했다.

과거 월드시리즈를 3번이나 제패한 명장이자, 텍사스를 단숨에 위닝팀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덕장은 경기 후에도 슈어저 기 살리기에 나섰다. 보치 감독은 "슈어저는 부상으로부터 돌아온지 이제 한 달이 됐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더 괜찮을 것이고 그를 3차전 선발로 내세운 것에 후회는 없다"라고 격려했다.

시리즈가 길게 이어진다면 슈어저는 6차전부터 선발로 나설 수 있다. 만약 그 전에 끝난다면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의 중책이 그에게 맡겨질 수도 있다. 체면을 구긴 우승청부사는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기 후 슈어저는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인정한다. 나는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고 벌을 받았다"고 빠르게 반성하면서 "하지만 내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슬라이더)과 잘한 것도 있었다. 신체적으로 정말 이상이 없는 걸 느꼈다. 팔 상태도 좋았다. 앞으로 더 집중해 남은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텍사스의 맥스 슈어저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 등판을 마친 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텍사스의 맥스 슈어저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ALCS 3차전 등판을 마친 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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