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3분기 홀로 웃는다…연말 리딩금융 각축전

금융지주 3분기 순익 먹구름…두 자릿수 감소 예상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3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한파 속에서 KB금융지주가 홀로 웃을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에는 신한금융지주가 비경상적 요인을 해소하면 리딩금융을 두고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3761억원이다. 전년 동기(4조9505억원) 대비 11.60%(5744억원) 줄어드는 수준이다. 금융지주 순익이 5000억원 이상 감소하는 건 지난해 2020년 하반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3분기 4대 금융지주 순익 추정치 비교. [그래프=박은경 기자]

정기예금과 채권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올라가며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규모로 취급했던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이자 비용도 늘었다.

금융지주별로 KB금융지주가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한 1조3607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리딩뱅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의 NIM은 평균 1bp(1bp=0.01%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민은행은 1~2bp 상승해 NIM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KB손해보험이 IFRS17 도입 수혜로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업종 내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8%로 높아 안정적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0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3542억원 차로 따돌렸는데, 지난해 말 KB금융지주가 2290억원 차로 역전하더니 3분기 연속 리딩뱅크를 지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순익 감소는 신한증권이 젠투 펀드 사적 화해에 따른 배상액 1000억원 등 비경상 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10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3분기 KB금융지주와의 순익 격차가 1563억원에 그치는 만큼, 4분기 비경상적 요인이 해소되면 재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전망치는 9542억원, 8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8.2%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지주는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과 증권 부진이 맞물리며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도 원·달러가 30원 이상 상승한 만큼 약 300억원 내외의 FX환산손실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금융지주는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원화 대출이 1.5% 성장했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이 11%대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p)가량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완충 자본까지 도입하면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건은 4분기가 될 것"이라며 "예년보다는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비경상적 요인과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금융지주 간에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