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6번째 기준금리 동결… 증권가 "복합위기, 금리인하 시기 늦어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으로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물가 경로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중국 경기 부진에 따라 우리나라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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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금리동결 배경은 한국경제가 가계부채 증가 속에 고환율과 고물가 등 복합위기를 맞은 점이다. 연준과 기준금리 격차가 2.0%포인트 벌어졌고 원/달러 환율 상승 속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수출·소비 부진 속에 성장 경로가 불투명한 상황에 소비·투자 위축과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1분기 말(3월 말 1853조3000억원)보다 9조5000억원(0.5%) 늘었다. 가계신용은 각종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이다.
최근 부동산 투자 수요가 살아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9000억원 늘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등급)은 국채금리 상승세에 지난 18일 기준 4.713%까지 올랐다. 은행채 5년물은 지난 5월23일 4%대로 올라선 후 5%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종가기준 1365.5원으로 지난해 11월10일(1377.5원)이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리아디스카운팅 현상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돈을 뺐고 지난달 외국인 증권(주식+채권)은 13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금통위가 발표한 금리 결정 요인은 물가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3.7%로 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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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지난 8월에 예측했던 물가 하락 경로보다 (물가 둔화)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금통위원 중론"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통위원간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치는 지난 8월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서 향후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지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나머지 5명은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긴축 필요성이 커졌기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둔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한은의 딜레마와 동결 기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고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과 함께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내년 2분기 소비 둔화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해 2분기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수 부진에 따른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내년 3분기부터 물가가 관리 목표치(2%)에 근접할 것"이라며 "한은은 내년 하반기 두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도 커짐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완화되고 있다"며 "한은이 현 금리를 유지하면서 이르면 내년 2분기 인하 시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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