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얘기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이재명, 반복 위증 요구

유경민 2023. 10. 20. 06: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애매한게 그때는 제가 밖에 먼저 나와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출신 김모씨)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출신 김모씨에 '본인의 일방적인 주장 내용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구체적 대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김 전 시장이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검사 사칭 사건의 책임을 이재명에게 몰아 강하게 처벌하고자 KBS와 최씨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하기로 협의한 사실이 있는 것처럼' 허위 증언을 해줄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檢 위증교사 혐의 공소장 보니
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서 출신에
李가 수차례 요구한 내용 적시
李측 “사실을 증언해달라 한 것”
“애매한게 그때는 제가 밖에 먼저 나와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출신 김모씨)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출신 김모씨에 ‘본인의 일방적인 주장 내용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구체적 대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17쪽 분량의 공소장을 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 대표는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 대표는 2002년 변호사 시절 KBS PD 최모씨와 ‘분당 백궁 파크뷰 특혜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검사를 사칭해 김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건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 받은 이력이 있다. 하지만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검사 사칭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해 문제가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김 전 시장이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검사 사칭 사건의 책임을 이재명에게 몰아 강하게 처벌하고자 KBS와 최씨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하기로 협의한 사실이 있는 것처럼’ 허위 증언을 해줄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김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2002년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도 잘 안난다’, ‘외부에서 선거캠프 활동을 해서 잘 모르겠다’는 의사를 5차례 이상 밝혔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이렇게 좀 전체적으로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거 같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취지의 방향으로 증언할 것을 지속적으로 부탁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의 요구를 받아 이 대표로부터 들은 내용과 전달받은 변론요지서 내용을 바탕으로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비서실장을 통해 진술서 초안을 받은 뒤 “좀 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써 달라”는 취지의 요구사항을 추가로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뉴시스
김씨는 또 이 대표 측으로부터 2019년 1월 23일 변호인 증인신문사항을 미리 받아 질문 내용을 숙지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증인신문 전날인 같은 해 2월 13일에도 김씨에게 ‘신문사항 그대로 답변하면 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2019년 2월 14일 열린 재판에서 이 대표의 요구한 대로 위증을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대표는 이듬해 10월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대표 측은 “김씨에게 사실을 있는 대로 증언해 달라고 한 것 뿐”이라며 “이 대표가 김씨에게 ‘본인이 보지 않은 것은 법원에서 얘기하면 안된다, 아는 대로만 진술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