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화란’ 노개런티…앞으로는 꼭 받을 거예요”[MK★인터뷰①]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10. 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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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 10월 11일 극장 개봉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초청

배우 송중기가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찾았다.

송중기가 조직의 중간보스 역으로 강렬한 변신을 한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화란’ 송중기가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화란’은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외신 및 평단의 극찬을 받아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또한 4일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도 초청돼 개봉 전부터 국내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영화 ‘승리호’(2021), 드라마 ‘빈센조’(2021),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2022) 등 여러 작품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그가 ‘화란’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Q. ‘화란’을 꼭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는?

“많이 스산해서 좋았는데, ‘왜 그랬냐?’ 안 해봤으니까(웃음). 예전에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있었는데 못한 적이 있다. 작품을 언급할 순 없지만. 한이 됐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못했으니까. 오랜만에 이런 느낌을 가진 대본을 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치건이도 그런데, 작품 색깔이 너무 좋았다. 물론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 타이밍에 감사하게 제안을 많이 받았다. 비슷비슷한 흥행 공식에 짜여있는 작품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새로운 걸 하고 싶었다. 그 찰나에 봤다. 그래서 신선했던 게 있다. 봤는데 작품이 또 답답하고 어둑하고 스산하고 눅눅하지 않나. 그게 새로웠던 것 같다.”

송중기가 ‘화란’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Q. 선택 후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대본을 보고 좋았는데, 제작사인 사나이픽처스 대표님이 절 안 시켜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더라. 또 다른 문제는 매니지먼트 대표님이 또 안 시켜주실 것 같아서(웃음). 매니지먼트는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구조인데 제가 크지 않은 작품에, 심지어 돈도 안 받고 출연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하실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대본을 보시더니 ‘중기야, 이거 해봐야 할 것 같은데?’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형, 이건 상업영화 공식을 따르는 영화가 아니어서 제작비를 많이 쓰면 안 될 것 같은데, 개런티 없이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했더니 제 말에 동의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Q. 언급한 것처럼 노개런티가 엄청 화제가 됐다. 그래서 더욱 ‘화란’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작품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고 사빈 씨가 주인공이지만 아무래도 제가 작품 홍보나 소개할 때 맡아야 하는 몫들이 여전히 있지 않나. 계속 ‘송중기, 개런티 안 받았다’ 기사가 나서 지금 대본 주시는 제작사 대표님들이 ‘야 저기선 안 받고 여기선 받냐’고 뭐라 하시는데, 이 말 꼭 써주세요(웃음). 저 개런티 받을 거예요, 많이 받을 거예요!(웃음). 결국 책임감 문제는 내려놓으려 한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화란’도 그런 면에서 제게 정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Q. 처음 대본을 봤을 때와 결과물이 비슷한가.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더 디벨롭됐다. 홍사빈 배우는 제가 본 초본을 못봤더라. 그때는 더 찐득찐득하고 더 파격적이었다. 홍사빈 메인 주인공이 캐스팅되고 디벨롭이 되고 바뀐 게 있다. 처음꺼는 더 찐득했고, 처음과 비교하자면 더 부드러워진 건 있는 것 같다. 어느 것이 맞는 건 정답이 없으니까, 저는 지금이 마음에 든다. 지금 결과물이 맞겠다고 생각하는 거는, 합리화가 아니고. 칸이 절대적 지수는 아니지만 영화인이라면 가고 싶은 곳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서 초대해준 것이 ‘디벨롭을 하고 방향성을 정한 게 잘됐구나’ 판단하는 근거가 됐던 것 같다.”

‘화란’ 송중기 인터뷰.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Q. ‘화란’이 칸에 초청을 받았다.

“칸 초청을 받으면서 개봉에 힘이 됐던 것 같다. 이게 참.. ‘무뢰한’이라는 영화도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을 받았고, 이것도 그래서. 현지 반응을 얻고 배급사에서 개봉에 서두른 게 아닌가 싶다.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반대로는 이것보다 훨씬 먼저 찍은 영화 ‘보고타’는 개봉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예측이 안되는 것 같다. 속상하기도 하고, 칭찬을 받던 욕을 먹던 보여드리고 싶은데. 일단 ‘화란’이 먼저 하게 된 거는 인연이겠거니 싶다. 진정성있게 잘 힘을 받으면 ‘보고타’도 보여지지 않을까 싶다.”

Q. 칸에 초청을 받았을 때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칸 영화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최종 목적은 아니지만 영광이지 않나. ‘우리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보상을 받은 것 같다.”

Q.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 다른 선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한국 영화 중에 좋아하는 영화가 많지만, ‘무뢰한’을 심각하게 좋아한다. ‘무뢰한’ 제작진이었다는 게 도움이 됐다. ‘무뢰한’ 영화를 10번 넘게 본 것 같다. 미묘한 감정선이 마음에 들었는데, 치건이가 연규를 도와주는 건가 오히려 망쳐놓는 건가? 그런 면이 마음에 들었다. 제작사가 사나이픽쳐스이기도 해서 믿음이 갔다. 또 관계성들, 치건이와 연규의 연계성, 가정폭력을 다루는 연계성이 신선했다. 제가 신선하고 새로운 소재에 끌리는 것 같다. ‘로기완’도 그래서 끌렸던 것 같다. 그 영화도 굉장히 소재가 신선해서 함께 할 수 있었다. ‘보고타’도 그렇고. 최근에 신선하고 새로운 소재에 못해본 것에 집중했던 것 같다.”

송중기 인터뷰.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Q. 신선한 소재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하게 됐나.

“코로나 전후쯤부터 그랬던 것 같다. 새로운 거. 해마다 업계 사정이 바뀌니까. 다음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최근에 그게 꽂혔던 것 같다.”

Q. 언론시사회 후 호평을 많이 받았다.

“아직은 모르겠다. 가식적으로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니고 깜냥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저의 선택에) 믿음을 확고히 하려면 책임감있게, 또 투자하신 분들을 위해 책임감 있게 홍보하려고 한다. 제 몫이니까.”

Q.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지만, 아직까지 귀공자 이미지가 강하다. 반대되는 중간보스 치건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실제 제 상처가 있다 얼굴에. 어릴 때 까불다가 생긴. 기존에는 커버를 했다면 이번에는 분장팀에서 아이디어를 준 게 음영을 줘서 살리면 어때냐고 했다. 익숙하지 않았다. 가리기 바빴는데, ‘너무 좋은 생각인데요?’라고 실제 상처를 드러냈다. 또 귀가 찢어진 설정도 있고. 그 특수분장을 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 비주얼쪽으로 치건, 연규가 가정학대를 받는 설정이 있는데 치건은 귀가 찢어진 거고, 연규는 화분에 찔린 상처였다. 그래서 방향은 오른쪽, 왼쪽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런 걸 계산을 좀 했던 것 같다. 영화가 친절한 영화가 아니고 대사도 많이 없고, 함축적으로 보여진 게 있어서 친절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비주얼적인 걸로 해서 보여지길 바랬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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