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이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전쟁의 시대 도래하나? [fn기고]
-유라시아와 중동 전쟁 발발로 전쟁의 시대 도래 우려 증폭
-국제질서 패권 변화 시기, 집단 안보 붕괴 등이 비극 잉태해 와
-2차 대전 후 냉전·탈냉전 시대가 전쟁 억지시대·안정 이끌어
-신냉전, 이젠 패권안정·세력균형·유엔도 작동되지 않는 과도기
-이미 가동 중인 2개의 전장과 대만해협 인-태 위기관리 중요
-혼돈은 전쟁 빈도 높여와 과거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과 성찰 필요
-동맹강화·융합, 유사입장국 간 소다자 협력체 다양화 등 절실
전후 질서는 양극체제였다. 이 시기는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이 양대 초강대국으로 세력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각자의 블록(Block)을 형성하여 군사력 경쟁 및 핵 대결을 펼치는 냉전(Cold War)이 지속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세력균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냉전이 열전(Hot War)으로 전이되지는 않았고 그 결과 강대국 간 전면전쟁 없이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었다. 따라서 냉전기는 안정적인 전쟁 억지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은 탈냉전기는 대규모 전쟁 부재의 시기였다. 미국과 대결할 수 있는 동급경쟁국이 부재한 상황에서 패권을 통한 군사적 압도로 전쟁이 유효한 수준으로 억지되던 시기였다. 탈냉전 시기인 2002년 미국 학자 존 뮐러(John Mueller)는 인류를 오랫동안 지배하던 전쟁이라는 제도(Institution) 자체가 확연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제 강대국 간 전쟁은 거의 부재한 가운데 내전과 같은 “잉여전쟁(The Remnants of War)”만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즉 전쟁 종언의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탈냉전기들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등을 목도하면서 잉여전장이 단순히 잉여전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전으로 치닫는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특히 미국이 이러한 잉여전쟁에 치중하는 사이 중국 등 동급경쟁국이 성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은 뒤늦게나마 아시아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러한 지정학적 중심지대 변경이 표면화되어 이제는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가 화두로 부상한 상태다.
그런데 신냉전은 과거 국제질서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금은 냉전기의 양극체제도, 탈냉전기의 단극체제도 아니며 그렇다고 다극체제도 아니다. 사실 냉전기는 느슨한 다극체제에 가깝기에 그 자체로 과도기 국제질서라고 볼 수 있다. 패권안정과 세력균형도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후 국제적 안정을 담보하는데 기여한 유엔도 이제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혼돈은 본질적으로 전쟁 빈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냉전이 전쟁의 시대로 점철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거시적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쟁의 시대 도래를 막기 위해서는 이미 가동 중인 2개의 전장이 하루속히 종료되도록 해야 함도 동시에 점차 화약고로 변해가고 있는 대만해협 등 인도-태평양 전장에서의 위기관리도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위해 동맹강화, 동맹의 융합, 유사입장국 간 소다자 협력체 다양화 등이 절실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1,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다시 상기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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