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공증, 찬찬히 살피고 알아보아야[로앤톡]

윤예림 기자 2023. 10.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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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사람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접하는 직업이다 보니, 타인의 밝히고 싶지 않은 일도 자주 접한다. 안타깝기도 하고, 슬픈 사연들을 듣고보면서 조언이라도 해주게 되면 그 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여러 사건 중 아무리 해도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이 떠나지 않는사건은 상속과 관련된 것이 많다. 가족이 재산을 두고 반목하는 상황을 접하자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러한 분쟁을 피하고자 미리 유언하시는 분들이 많다. 생전 상속재산의 분배를 어떻게 할지를 명확하게 정해 놓는다면 남은 이들이 불필요하게 싸울 필요는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법무법인 길도 윤예림 변호사



특히 유언공증(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비용이 들어긴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하여 많은 이들이 고민한다. 하지만 유언공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부모님께서 연로하셔서 사리 분별이 불분명한데, 자식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만 유리한 유언공증을 하도록 하는 사례들도 종종 있다. 민법 제1068조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방법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술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증인 2명이 반드시 입회를 해야 하는데, 공증인의 사무실 직원, 친족, 지인 등과 같이 공증인과 관련이 있거나, 유언으로 인해 이익을 받거나, 직계혈족, 미성년자, 배우자는 증인이 될 수 없다. 만약 증인의 자격이 문제 된다면 유언무효확인청구소송을 통하여 유언공증이 모두 무효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유언 시 이미 적혀진 원고를 읽거나 대답만 하는 식의 유언도 무효가 될 수 있다. 공증인이 작성한 유언의 취지를 유언자에게 낭독하여 정확함을 확인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유언공증이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

사기나 강박에 의하여 유언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착오로 인하여 유언이 행하여진 때, 부담부 유증에서 부담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유언을 취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유언자를 잘 보살피겠다고 하고 유증을 받는 것으로 공정증서를 작성하였을 때는 유언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언자라 생존해 있다면 철회를 하면 되지만, 유언자의 사후에는 소송을 통하여 취소할 수 있다.

유언공증을 뒤집으려는 측에서는 사기나 강박, 착오, 부담부 유증에서 부담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유언자 생전 유언장의 작성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살필 필요가 있는데, 만약 유언의 내용을 알 수 없더라도 유언자의 건강 상태나 평소 상속에 대한 의지를 미리 알아놓고 자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유언자를 자주 만나고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상속관련 소송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가까이에서 살피고, 보살핀 측에서 상속인의 의사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증거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꼭 상속재산의 분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가족을 살피고 아끼는 마음이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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