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에 2차전지株 '곡소리'…반등은 언제

김응태 2023. 10.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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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3분기 어닝쇼크에 2차전지주 주가 '뚝'
전기차시장 성장 둔화 우려에 투심 악화
리튬값 하락 및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도 부정적
미국시장 성장, 리튬값 반등 등 투심 회복 관건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테슬라의 어닝쇼크 충격이 국내 2차전지주에는 태풍급 하락으로 이어졌다. 3분기 실적 부진에 2차전지 기업들의 성장 둔화 불안감이 확산한 탓이다. 안 그래도 리튬값 하락에 따른 2차전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과 연말 양도소득세(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산업 성장 기대까지 사그라지며 당분간 주가 회복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과 리튬값 상승세에 따라 반등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테슬라 실적 부진에…2차전지 개미들 눈물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는 전날 대비 2.92% 하락한 7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80만원대 아래로 무너진 것은 지난 10월10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4.01% 내린 23만95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6만6300원에 장을 마쳤는데, 이는 전날보다 3.63% 하락한 수준이다.

포스코그룹주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31만8000원으로 4.79% 떨어졌다. POSCO홀딩스(005490)도 4.6% 하락한 47만70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6만2800원으로 4.12% 밀렸다.

배터리 메이커 업체들도 일제히 약세 마감했다. 삼성SDI(006400)는 3.52%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각각 2.69%, 2.17% 떨어졌다. 이외에 금양(001570)(-5.47%), 천보(278280)(-4.73%), 대주전자재료(078600)(-3.9%), 엘앤에프(066970)(-3.51%)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2차전지주 전반이 하락한 것은 테슬라의 어닝쇼크 영향이 컸다. 테슬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33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241억달러)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18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으며, 컨센서스(22억3000만달러)를 하회했다. 3분기 생산은 전년 대비 17.6% 감소한 43만대로 집계됐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10%가량 감소했으며,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45만대를 하회했다.

테슬라 실적 부진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성장률과 테슬라 판매량 성장률이 동반 둔화하고 경쟁 심화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이익률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전기차 가격 인하, 신규공장 가동,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많아 이익률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표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마저 고금리 및 경기 침체 여파에 휘청이면서 국내 2차전지 소재 및 부품 업체를 향한 투자심리도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우려 요인이 내년까지 국내 2차전지 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부터 내년 모빌리티 업계 선도자인 테슬라도 부정적인 영업활동 변수를 체감 중”이라며 “내년 역시 낙관적 전기차 판매 전망에는 다소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끝나지 않았다?…반등 관건은 ‘이것’

리튬값 하락도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리튬값 하락 노출도가 큰 양극재 업체들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과 재고평가손실 영향으로 올 3분기 실적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 회피로 인한 물량 출회도 2차전지주의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서 양도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 보유 지분이 많은 종목일수록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 반등 시점으로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을 주목하고 있. 내년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제너럴모터스(GM)의 얼티엄 플랫폼 등 신차 출시 사이클이 본격 도래하고, 고유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유인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근거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우려는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며 “중국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하는 미국 시장 성장으로 한국 배터리 및 삼원계 소재 점유율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리튬값 반등은 양극재 업체들의 투심 회복을 견인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질 수익성 하락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 된 점을 감안하면 금속 가격이 반등하는 시점부터는 양극재 소재 업체들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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