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14실점'… 한계 드러낸 '초보감독' 이승엽의 첫 가을야구[초점]

심규현 기자 2023. 10.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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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두산 베어스의 가을 야구가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NC 다이노스에게 무려 14점을 헌납하며 패한 두산. 이 과정에서 '초보' 이승엽 감독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연합뉴스

두산은 19일 오후 6시30분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결정전 NC와의 경기에서 9-14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두산은 이날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했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 혹은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곧바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

단두대 매치를 앞두고 두산은 선발투수로 곽빈을 낙점했다. 곽빈은 올 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맹활약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획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NC를 상대로는 3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곽빈은 3회말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두산 벤치의 기대에 응답했다. 두산 타선도 1회초부터 3회초까지 매 이닝 NC 선발투수 태너 털리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3-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4회말, 잘 던지던 곽빈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2사 만루에서 서호철에게 좌월 만루포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안정을 찾지 못한 곽빈은 후속타자 김형준에게도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도태훈에게 볼넷을 내주자 결국 두산은 곽빈을 조기에 강판시켰다. 

두산은 이후 필승조 김명신을 올렸다. 김명신은 올 시즌 70경기에 나서 3승3패 2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두산의 마당쇠다. 그러나 큰 무대의 긴장감 탓일까. 4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한 김명신은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김명신은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고 힘겹게 4회를 마쳤다. 

김명신. ⓒ연합뉴스

위기를 넘긴 두산은 5회초 다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5회말. 두산은 이영하를 등판시켰다. 공 10개를 던진 필승조 김명신은 0.1이닝 소화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이영하는 강승호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2사 3루에서 폭투로 한 점을 헌납하며 5-6 역전을 허용했고 이날 경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이승엽 감독의 이후 투수 기용 방법도 아쉬웠다. 이승엽 감독은 이영하의 뒤를 이어 6회말 최승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승용은 단 공 10개로 세 타자를 완벽하게 삭제했다. 공의 개수나 구위로 봤을 때 다음 이닝 등판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또한 최승용은 이날 불펜으로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체력적인 여유가 있는 선수였다. 지난 17일 SSG 랜더스전에 등판했지만 이는 점검 차원이었다. 당시 투구 이닝 역시 0.2이닝 밖에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 최승용의 마지막 선발등판은 지난 10일 kt wiz전이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7회말을 앞두고 쾌투를 펼친 최승용을 내리고 김강률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최악의 한 수가 됐다. 김강률은 올라와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후 제이슨 마틴의 희생번트, 권희동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강률. ⓒ연합뉴스

결국 이승엽 감독은 김강률을 내리고 정철원을 올렸다. 정철원은 최근 부진한 투구로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내려놓은 상황. 하지만 이승엽 감독에게는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정철원은 올라와 김주원에게 우전 안타, 서호철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이미 대부분의 필승조를 소진한 두산은 8회말 홍건희가 6실점을 내주며 6-14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사실상 따라잡기 불가능한 점수차였다. 두산은 9회초 3점을 추격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감독 부임 첫 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룬 이승엽 감독. 다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초보 감독'의 한계도 드러났다. 이승엽 감독의 첫 가을야구는 그렇게 끝이 났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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