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감에서도 네카오 기강잡기?…충분한 해명에도 왜 또[기자의눈]

손엄지 기자 2023. 10. 20.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교섭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흘러나간 정황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탈취당했다"고 보는 건 경계해야 한다.

지금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했다는 의혹을 두고 논쟁 중이다.

국회는 스타트업의 민원을 들어주는 게 민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아이디어까지 '탈취' 의혹은 과도해
독점을 인정해주면 소비자 선택권 제한할 수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 2023.10.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교섭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흘러나간 정황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탈취당했다"고 보는 건 경계해야 한다.

지금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했다는 의혹을 두고 논쟁 중이다.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가 그 예다. 그간 충분한 소명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 대표는 결국 국감장에 불려가서 설명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선 네이버의 '원쁠딜'은 스타트업 '원플원'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원플러스원 상품을 판매하는 건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식이라는 입장이고, 원플원 측은 "원플러스원 상품만 모아서 판매하는 건 우리의 핵심 아이디어"라고 주장한다.

카카오헬스케어도 비슷한 상황이다.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환자가 혈당을 측정할때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모바일 앱을 연동하는 아이디어를 카카오헬스케어가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두 기업 다 아직 서비스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기업이 '탈취'했다고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본인들만의 것이라면 국내에는 '특허권'으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특허가 없는 단순한 아이디어까지 침해당했다고 하려면 상당한 근거가 필요하다.

기술 또는 서비스를 독점하려는 행위는 경계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좁힐 수 있어서다. 더 좋은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법원은 이러한 문제를 신중하게 보고 있다.

최근 법원은 골프장에서 타수를 기록하는 서비스를 두고 스마트스코어가 카카오VX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카카오VX가 스마트스코어의 기술을 베꼈다고 볼 수 없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카카오VX의 영업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쟁이라고 봤다.

국회는 스타트업의 민원을 들어주는 게 민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 있다. 회사 대표를 불러 망신 주는 그림을 만들기보다 이들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신중하고 중립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