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우봉운·조원숙·김명시…일제에 맞서 해방을 꿈꾼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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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안중근, 안창호, 윤봉길, 이봉창. '일제에 저항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다.
여성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는 탓에, "기록 한 줄이 아쉬운 여성이 너무나 많아서 조금이라도 기록되어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에 독신 여성 아파트를 운영해 홀로 사는 여성이 머무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일제에 저항하며 여성들의 삶을 바꾸려고 노력한 여성 7명 삶의 궤적을 해방 이후까지 좇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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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
억압과 멸시, 굴종에서 벗어나 해방을 꿈꾼 여성들
이임하 지음 l 철수와영희 l 2만원
김구, 안중근, 안창호, 윤봉길, 이봉창…. ‘일제에 저항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다. 대체로 남성인 이들에 대한 기록은 신문, 서적 등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우봉운, 김명시, 조원숙, 강정희, 이경희, 이계순, 이경순을 곱씹게 될 테다.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고,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의 페미니스트’들 말이다. 저자 이임하는 신문, 잡지에 겨우 한두 편 소개된 이들에 대한 기록을 하나씩 찾아 나섰다. 여성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는 탓에, “기록 한 줄이 아쉬운 여성이 너무나 많아서 조금이라도 기록되어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우봉운은 20대에 삼일여학교·명동학교에서 교육운동을 하고, 애국부인회·부인독립회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30대엔 독립운동 및 여성운동단체인 근우회 등에서 활동했다. 일제강점기에 독신 여성 아파트를 운영해 홀로 사는 여성이 머무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열다섯살에 공부를 하고 싶어 부모 몰래 서울로 상경한 조원숙을 두고 당시 잡지인 ‘삼천리’는 이렇게 표현한다. “명문의 따님으로 규방 깊이 묻혀 있던 처녀시대에 부형들이 강제로 결혼을 정하여 놓은 곳을 화촉전례의 바로 전날 야반에 시집가기 싫다고 아무도 몰래 가마 타고 서울로 도주하여 온 통쾌한 여성”이라고. 1920~30년대 청년단체 핵심인물이던 그는 현모양처에 반대하며 머리카락을 단발로 자른 ‘급진적 페미니스트’였다.
일제에 저항하며 여성들의 삶을 바꾸려고 노력한 여성 7명 삶의 궤적을 해방 이후까지 좇았다. 역사는 진하게 기록하지 않았으나, 저자가 기어이 기록하고 만 이들의 삶은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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