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안정적인 버섯산업 발전을 위해

농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토양이다. 토양이 안정적이어야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 버섯에서 토양은 배지다. 버섯은 균이 배지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 생성된다. 배지의 주재료로 톱밥·콘콥·비트펄프·왕겨 등이 사용되며, 첨가 재료로는 미강·밀기울·면실박·건비지·대두피 등이 사용된다.

콘콥·옥수수 등 재료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옥수수 속대(콘콥)는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등의 병 재배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급이 안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정 물량의 공급이 꾸준히 요구된다. 2022년 5만1944t 수입돼 2018년 4만8630t 대비 6.8% 증가했다.

이때 옥수수 속대와 같은 농업부산물은 수입 시 환경부의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물성 잔재물 수입 신고와 폐기물처리업 허가·처리 신고 등을 해야 한다. 다만 배지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는 농민들에게 폐기물 시설 처리 등이 어려울 것으로 지적됨에 따라 2013년 환경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폐기물관리법’에서 적용 제외할 수 있도록 공문을 보냈다.

콘콥·면실박 등을 버섯 배지로 사용하기 위해 파쇄·절단·압축 등을 통해 다시 추가적인 가공 과정 없이 재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후 포장(30㎏·1000㎏ 등)된 제품으로 수입되는 경우 폐기물 수입·처리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다만 벌크로 수입되는 경우는 신고를 해야 한다.

문제는 단순 행정 지시로 폐기물 신고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 폐기물 수입·처리 신고를 해야 할지도 모를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만약 ‘폐기물관리법’을 적용받게 된다면, 행정 비용 및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 확보 비용이 증가해 생산비 상승이 예상된다. 반면 똑같은 농업부산물이어도 사료용으로 수입될 경우, ‘사료관리법’에서 관리하는 사료 원료에 대해서는 수입 폐기물로 보지 아니한다는 환경부 유권해석에 따라 ‘사료관리법’을 적용해주고 있다. 즉, 버섯 배지용과 달리 사료용으로 수입할 경우 폐기물 수입·처리 신고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는 것이다.

안정적인 버섯 생산을 위해서는 배지 원료 수급 역시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수입되는 배지 재료들을 법 테두리 안에서 들여올 수 있는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 농업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버섯산업법’을 제정, 행정 창구 일원화와 더불어 제도적 지원으로 원료 공급을 안정시켜 농민들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김민수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