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칼 끝, 김범수 향할까…'사법 리스크' 카카오, 주가는 신저가
형 확정땐 카뱅 대주주 적격성 문제, 자격 상실 가능성
엔터사업 악영향 불가피…그룹주 전체 주가 곤두박질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며 주가가 다시 곤두박칠 쳤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를 받던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는 결국 구속됐다. 배 CIO는 친분 관계가 있던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SM 주식을 대량 매입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쟁사 하이브의 인수전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범수 창업자가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적용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세조종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나오면 금융회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에도 문제가 생겨 강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카카오뱅크 역시 휘청이고 있다. 배 CIO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19일 카카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의 27.17%를 보유 중이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공단(5.30%) 등이 주요 주주다. 10% 넘는 지분에 대해 카카오가 매각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대주주가 되거나, 새로운 대주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 초기 수사에 나섰던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8월 10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 있는 김 센터장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하드디스크 등에 대한 포렌식을 거쳐 김 센터장이 원아시아의 '지원 사격'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카카오가 항소, 상고를 이어가며 재판 결과가 장기화된다면 카카오의 피해가 당장 드러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해외시장 공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같은 날 카카오게임즈도 4.12% 내린 2만3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동반 신저가를 기록했다. 다른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2.75%)와 SM엔터테인먼트(-4.47%)도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장중 1.97%까지 빠졌으나 소폭 반등해 0.22%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최근 카카오그룹주 주가는 나락을 걷고 있다. 카카오는 2021년 6월 장중 17만3000원을 찍은 이후 거듭 하락해 현재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고점 대비 76.59% 폭락했다. 카카오페이(-84.37%), 카카오게임즈(-79.91%), 카카오뱅크(-74.62%) 등도 일제히 폭락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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