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경영진 리스크에 주가는 뚝...카카오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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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또 한 번 수렁에 빠졌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CIO)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했다는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카카오가 올해 초 1조4,000억 원을 베팅한 SM엔터 인수전도지휘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가 배 CIO 주도로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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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또 한 번 수렁에 빠졌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CIO)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했다는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경영진의 '먹튀'(먹고 도망가기)와 도덕적 해이, 자회사 구조조정 논란까지 맞물려 카카오가 전방위적 위기 앞에 섰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1910150002157)
'공룡 카카오'로 키웠는데… 투자총괄 구속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SM엔터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CIO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980년생인 배 CIO는 2015년 카카오에 합류한 후 투자 전략 및 자금 조달을 담당해 온 인물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유치 등으로 현재의 카카오를 만든 인수·합병(M&A)을 이끌었다. 카카오가 올해 초 1조4,000억 원을 베팅한 SM엔터 인수전도지휘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가 배 CIO 주도로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 판단하고 있다. 배 CIO 등은 자본시장법상 주식 대량보유 보고(5%룰)를 지키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카카오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배 대표가 구속된 뒤 공식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SM엔터 인수가 득보다 독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경영진 먹튀에 도덕적 해이 잇따르지만 '속수무책'
문제는 카카오의 리스크 관리에 생긴 구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IDC) 화재에 따른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발생 이후 경영진 리스크까지 줄줄이 터지며 기업 이미지 훼손을 자초하고 있다.
2021년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지난해 다시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이 알려진 게 대표적이다. 경영진 '먹튀' 수습을 위해 등판했다가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물러난 남궁훈 전 대표도 스톡옵션을 행사해 94억3,200만 원의 차익을 챙겨 주주들의 비판을 자처했다. 9월에는 카카오의 재무그룹장(부사장)이 법인카드로 1억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해 노동조합이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카카오의 실적과 주가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3.11%(1,300원) 하락한 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최고가(7만 원대)와 비교하면 40% 이상 급감했다. 경영 부진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들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내부 반발도 거세다.
계속되는 사법리스크… 돌파구 캄캄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당분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수사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향하고 있다. 금감원은 23일 오전 10시 김 센터장의 출석을 통보했다. 김 센터장의 관여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영 위기 돌파구도 캄캄하다. 이번 수사 결과가 카카오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SM엔터와 카카오엔터의 해외 시장 공략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임원 개인의 비위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불법이 이뤄졌다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인 김정호 대표를 경영지원총괄로 영입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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