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치안 부재가 정당화한 자경단의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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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2월 22일 오후 뉴욕 지하철.
37세 남성 버나드 게츠(Bernhard Goetz)가 '5달러'를 요구하던 18~19세 흑인 4명을 총으로 제압했다.
독일계 이민자 2세 전기기술자였던 게츠는 1981년 초 역시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10대 소년 셋에게 강도를 당한 적이 있었다.
게츠 사건과 재판은 치안이 무너진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예로 지금도 더러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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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2월 22일 오후 뉴욕 지하철. 37세 남성 버나드 게츠(Bernhard Goetz)가 ‘5달러’를 요구하던 18~19세 흑인 4명을 총으로 제압했다. 셋에겐 큰 부상을 입혔고, 한 소년에게는 “너는 괜찮아 보이네”라며 한 발을 더 쐈다. 그 소년은 척추를 다쳐 심각한 뇌 손상과 함께 하반신마비 장애인이 됐다. 당시 객차에는 승객 15~20명이 있었지만 당시 정황, 특히 소년들이 가한 위협의 정도에 대한 진술은 엇갈렸다. 게츠는 여러 곳을 떠돌며 숨어 지내다 사건 9일 만인 31일 뉴햄프셔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독일계 이민자 2세 전기기술자였던 게츠는 1981년 초 역시 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10대 소년 셋에게 강도를 당한 적이 있었다. 당시 소년 중 한 명을 붙들고 있다가 경찰에 넘겼는데 그 소년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며 게츠를 고소하는 바람에 6시간가량 구금당했다고 한다. 그 일을 겪은 뒤 총기 휴대 허가증을 신청했다가 반려당한 그는 38구경 리볼버를 불법으로 구했다. 1984년 범행에 사용된 총이 그거였다.
뉴욕 범죄율이 극에 달하던 때였다. 사건 정황이 알려지자 여론은 게츠의 편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정의의 자경단’을 위한 재판비용 모금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평소 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하곤 했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덩치 큰 흑인 남성” 등 편견을 조장하는 인종주의적 발언에 묻혀 별로 힘을 얻지 못했다. 살인미수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그는 1987년 10월 20일 항소심에서 ‘3급 불법무기 소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에 벌금 5,000달러 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민사재판에서 4,30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지만 그는 개인파산 신청으로 배상을 회피했고, 2001년 치안 공약을 걸고 뉴욕 시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게츠 사건과 재판은 치안이 무너진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예로 지금도 더러 언급된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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