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美하원, 공화 의장 후보 투표 보류 입장 밝혔다가 번복
내년 1월까지 임시의장권한 확대안 추진도 불투명
미 연방하원 내 공화당의 분열이 계속되면서 후임 하원의장 선출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의장 후보로 나섰던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당분간 선출 투표를 중단하고 임시 하원의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지지하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꿔 표결을 다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원은 의장 선출을 위해 두 차례 투표를 실시했지만, 조던은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조던은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러시아 침공을 받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지원안과 내년도 예산안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 하원의장 체제’를 승인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3차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하원이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했다.
조던 위원장은 하원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당분간 중단하고, 임시 하원의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결의안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 시각) 기자들에게 밝혔다. 결의안은 임시의장에게 정식 선출된 의장과 같은 권한을 내년 1월 3일까지 부여하되, 대통령직 승계 대상에서는 빼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조던은 “이 계획(임시 하원의장 체제)이 현재로서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의장 선출을 위한 세 번째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공화당 강경파의 해임결의안으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3일 축출된 이후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 금융위원장이 임시 의장을 맡고 있다. 임시 의장 제도는 9·11 테러 이후에 생겼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임시의장은 차기 의장 선출에 관련된 권한밖에 행사할 수 없지만 이스라엘 지원 등 시급한 법안이라도 우선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앞서 재러드 골든(메인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날 엑스 (옛 트위터) 글에서 “정부 셧다운(위기)이 정확히 30일 앞으로 다가왔으며,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국내적 도전과 국가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공화당이 하원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하원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임시 의장에게 권한을 부여할 좋은 시기”라고 했다.
앞서 조던이 표결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그가 필요한 표를 당분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던 위원장은 전날 199표를 얻어 212표를 획득한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뒤졌다. 후보로 나서지 않은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7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5표를 각각 얻었다. 전날 1차 투표에서 공화당 의원 20명이 조던 위원장에게 반대표를 던졌는데, 이날은 22명이 반대하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던의 두 번째 패배는 주로 타협과 화해를 추구하는 공화당 내 주류 세력이 조던이 이끄는 극보수파에 맞서 힘을 합친 드문 사례”라고 했다. 앞서 지난 1월 매카시가 15번에 걸친 투표 끝에 의장직에 오를 당시부터 불화를 빚었던 ‘프리덤 코커스’ 소속 공화당 소수 강경파가 끝까지 그의 발목을 잡았다면, 이번엔 강경파 후보가 당권을 잡으려고 나오자 당내 온건파들이 그를 저지한 것이다.
그러나 조던이 다시 입장을 바꿔 3차 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짐 뱅크스 하원의원(인디애나)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오면서 “우리는 하원의장을 선출하라고 뽑혔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을 크게 엿먹(biggest F U)이는 것”이라고 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의원(공화·플로리다)도 “이것은 헌법 모독”이라면서 “임시의장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던이 3차 투표를 시행하더라도 과반을 획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하원은 당분간 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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