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롯데 감독

김희국 기자 2023. 10.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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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을 무렵의 일이다.

롯데는 정규리그 종료 후 강병철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라는 혁신적인 감독으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한 강 감독을 포함해 팬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령탑과 계약한 전력이 적지 않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는데 롯데의 감독 선임 역사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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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을 무렵의 일이다. 기자는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경기를 취재한 뒤 퇴근하다 야구장 밖에서 롯데 구단의 고위 관계자를 우연히 만났다. 당시 기자의 관심은 양상문 감독의 재계약 여부였다.


고위 관계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2차 신인 드래프트 결과를 두고 한참 동안 핏대를 세우며 이야기했다. 왜 ‘그 선수’를 뽑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다. 롯데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를 선택했다. ‘그 선수’의 팔꿈치 수술과 관련된 세부적인 정보부터 개인적인 내밀한 부분까지 고려했다고 하소연하듯이 털어놓았다. 야구팬이라면 ‘그 선수’가 누구인지 짐작할 것이다. 바로 류현진이다. 당시에는 기자도, 고위 관계자도 류현진이 엄청난 투수가 될지 몰랐다.

양 감독의 재계약에 관해 고위 관계자는 “꼴찌로 추락한 팀을 2년 동안 재정비했고 다른 대안이 없다”며 재신임 의사를 비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롯데는 정규리그 종료 후 강병철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배경으로 “팀을 빨리 정상으로 이끌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의아했다. 양 감독은 롯데의 암흑기 비밀번호인 ‘8888577’에서 4년 연속 ‘8’로 이어지던 꼴찌팀을 가을 야구 언저리인 5위로 끌어올린 주인공 아닌가. 그런 감독 대신 팀을 정상으로 이끌 수 있는 강 감독이 필요하다고?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를 꿰뚫는 팬들은 알 것이다. 롯데의 감독 선임은 예측불허란 것을.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라는 혁신적인 감독으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한 강 감독을 포함해 팬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령탑과 계약한 전력이 적지 않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는데 롯데의 감독 선임 역사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많았다.

또 하나. 롯데는 2000년대 초반 한 감독을 영입하면서 전권을 줬다. 프런트도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굳이 기억하기 싫은 과거를 소환한 것은 최근 롯데가 프런트 중심 야구를 한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그런 시절이 있었고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롯데가 새로운 감독 영입을 앞두고 있다. 성민규 단장이 선임한 허문회, 서튼 감독은 중도하차했다. 이후 롯데 팬들은 특정 감독을 향한 사랑가를 줄기차게 불러왔다. 최근 그 감독을 임명한다는 단독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과연 롯데의 선택은 누구일까?

김희국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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