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앞둔 이재용, 반도체 R&D단지 찾아 “혁신 전기 마련”

박현익 기자 2023. 10. 20.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조 투입 기흥단지 건설현장 방문
경영진과 반도체 중장기 전략 점검
삼성, 獨서 車반도체 신기술 공개
2026년 2나노 솔루션 양산 계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캠퍼스 현장경영에 나섰다. 최근 반도체사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장에서 전략을 재점검하겠다는 행보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유럽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고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첨단공정 전략도 발표했다.

● 위기 타개 위해 현장경영 나선 이재용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기흥 및 화성 캠퍼스를 찾았다. 2월과 3월 각각 천안·온양 반도체 생산라인과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만 세 번째 공식 일정으로 반도체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은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이 투입되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연구와 생산,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다. 이 회장은 이어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어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최근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DS부문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일부 경영진은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던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기흥을 찾은 건 반도체가 그만큼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 유럽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정조준

같은 날 독일 뮌헨에서 진행된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솔루션을 최첨단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수준까지 끌어올려 2026년 양산 준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처음 진출해 14나노 공정을 시작으로 8나노, 5나노를 거쳐 최근 4나노까지 발전시켰다.

유럽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장 분야에서 특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전기차가 만들어지는 지역인 동시에 자율주행 등 차세대 차량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차량용 칩을 공급하고 있고 올 초 BMW와도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 독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비딘티스에서 개발한 첨단 자율주행 반도체를 2025년 생산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자동차 일반 안전규정을 새롭게 마련해 내년 7월부터 유럽 내 모든 신차에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ADAS는 앞뒤 차량 파악이나 자동 제동 등 자율주행에 있어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부품들을 통칭한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주력으로 삼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첨단뿐만 아니라 레거시 공정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자율주행용 AI 반도체부터 전력반도체, MCU(시스템 제어칩) 등 고객 요구에 맞춰 양산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파운드리 솔루션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