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나항공 채권단’ 産銀 “합병 안되면 추가 자금지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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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안 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합병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의 분리 매각' 안건을 통과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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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분리 매각’ 여부 30일 결정
“이사회 찬성 유도위한 압박” 분석
前사장단은 “합병 반대” 성명서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에 이달 말 최종 시정안을 낼 때 한국∼유럽 화물 노선에 대한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화물을 분리 매각하기 위해선 아시아나 이사회의 찬성이 꼭 필요하다.
매각에 반대하는 이사진은 “산은의 자금 중단 압박은 이사회에 대한 사실상의 협박”이라며 “해외 경쟁당국이 합병 승인을 최종 불허할 수도 있고,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따라서 수년간 끌어온 합병 논의를 중단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는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같은 시각에 대한항공 이사회도 개최된다. 양사 이사회의 결과에 서로 영향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동일 시간에 열린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에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찬법, 윤영두, 김수천, 한창수 등 아시아나의 전임 사장들이 최근 ‘합병 반대’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에게 보냈다. A4용지 6장 분량의 성명서에서 전임 사장단은 “산은의 잘못된 판단으로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슬롯(공항에서 특정 시간에 운항할 수 있는 권리) 및 운수권 반납 등의 혹독한 요구에 직면했다. 국부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애초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 기업’으로 인정받게 해서 합병 승인을 받으려 했다. 회생 불가 기업으로 인정받으면 독점 등 경쟁 제한성에 대한 검토를 받지 않고, 쉽게 합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아시아나를 회생 불가 기업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결국 독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슬롯 및 운수권 반납 등을 해야만 했다.
전임 사장단은 화물 분리 매각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도 언급했다. 전임 사장단은 △아시아나항공 주력 화물기인 B747 9대의 평균 기령이 27년으로 노후됐다는 점 △향후 5∼6년 이내에 신규 기종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 △조종사 등의 반발 예상 등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화물을 분리 매각하려 해도 인수자를 못 찾을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전임 사장단은 “분리 매각 과정에서 금융 및 항공기 리스 업체 등 채권단이 분리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차입금 및 잔여 항공기 임차료 등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며 “2015년 화물 분사를 고려했지만, 다양한 문제가 있어서 포기를 했다. 합병을 위해 대한항공을 지원한 의지로 아시아나항공에 접근하면 유능한 전략적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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