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제 될 곳만 되네… 오픈AI 몸값 ‘세계 3위’ 올랐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10.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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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스페이스X 이어 117조원 가치… 국내는 여전히 혹한기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가 전 세계에서 셋째로 몸값이 높은 스타트업에 등극했다.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오픈AI가 860억달러(약 117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을 상대로 현 직원들이 보유한 구주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이처럼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투자가 최종 성사되면 오픈AI는 중국 바이트댄스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이어 셋째로 가치 있는 스타트업으로 기록되게 된다.

오픈AI의 몸값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올 1월만 해도 300억달러 미만이었다. 10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3배 가까이로 폭등하며 중국 핀테크 거물인 앤트그룹(785억달러)과 북미·유럽에서 인기인 중국 온라인 소매 앱 쉬인(650억달러) 등 쟁쟁한 기업들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오픈AI의 지분 49%를 확보한 MS 역시 거액의 이익을 보게 됐다.

그래픽=김하경

◇될 기업은 되는 ‘양극화’ 스타트업 업계

오픈AI의 폭풍 성장에 스타트업 업계에선 ‘투자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도 될 기업은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시작된 투자 한파에도 생성형 AI·민간 우주 등 미래 기술 관련 기업들은 투자금을 쓸어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이 실제로 수익화 등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돈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오픈AI가 조만간 연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료 구독자가 늘어나고, 기업에서 들어오는 라이선스 수입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픈AI는 18일 유료 서비스인 ‘GPT-4′에 정식으로 실시간 인터넷 검색 기반의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2021년 9월까지의 낡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무료 서비스와 확실하게 차별화하면서, 유료 구독으로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18일 미국 경제 매체 포천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 늘어났다. 스타트업 전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것과 다르게 나 홀로 성장한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40억달러를 투자했다.

머스크의 민간 우주개발 스타트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 역시 지난 2년간 수직 상승해 올 6월 15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반년 만에 9% 올랐다. 특히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의 성공에 힘입어 올 1분기 스페이스X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마존 등 경쟁사가 본격 위성을 쏘아올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4500개 이상의 위성이 작동 중인 스페이스X를 따라잡을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중국계 스타트업의 가치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기업 가치가 3000억달러에서 올 3월 2250억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스타트업 위치를 지키고 있다.

◇국내는 여전히 한파

해외와 달리 국내 스타트업 업계엔 아직 한파가 거세다. AI·우주항공과 같은 혁신과 큰 시장이 있는 미국과 달리, 컬리·직방·토스 같은 기업들은 앱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을 주로 공략하기 때문이다. 숙박·여행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야놀자는 지난달 희망 퇴직을 받았고,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해 순손실 5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약 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2% 감소했다.

이런 한파 속에서도 두드러진 매출 성장을 나타낸 스타트업들도 있다. 반도체 스타트업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802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2021년) 대비 8배 규모로 성장했고, 파두도 매출 52억원(2021년)에서 지난해 56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소상공인 자금 관리 설루션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한국신용데이터도 지난해 10배 이상 성장한 매출 63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8월 모건스탠리에서 1000억원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같은 핵심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 같은 명확한 수요가 있는 시장을 공략한 스타트업엔 혹한기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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