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는지 보지 않아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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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에서 발생하는 동물의 소리를 분석해 해당 지역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종이 존재하는지 알아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왔다.
외르크 뮐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연구팀은 에콰도르 열대우림 지역에서 다양한 야생동물종의 구성을 파악한 AI 기반 음성분석 기술을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생물종의 울음소리를 구별하는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에콰도르 열대우림 주변 55개 지역에서 동물의 울음소리 데이터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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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 높은 정확도로 파악
“생태계 변화 양상 쉽게 추적 가능”
외르크 뮐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연구팀은 에콰도르 열대우림 지역에서 다양한 야생동물종의 구성을 파악한 AI 기반 음성분석 기술을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열대지방에 조성된 산림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들의 서식지 파괴와 관련해 생태계가 얼마나 잘 유지되고 있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태계 다양성은 개간이나 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 중요하게 고려될 사안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로 학계에서는 특정 지역에서 얼마나 다양한 종의 동물이 살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연구팀은 생물종의 다양성을 경제적이면서도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사람이 직접 조사하지 않고 기계의 힘을 빌리면 많은 인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생물종의 울음소리를 구별하는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에콰도르 열대우림 주변 55개 지역에서 동물의 울음소리 데이터를 모았다. 각각 1.5m와 30m 높이의 나무에 녹음기를 설치하고 매일 10분 간격으로 자료를 수집한 뒤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이와는 별개로 동물 112종이 생산한 115개의 울음소리를 학습시켰다. AI에 음향자료를 학습시키는 데는 합성곱신경망(CNN) 기술이 사용됐다. 인간의 신경을 본떠 만든 CNN은 자료에 담긴 분석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패턴을 찾는 데 탁월하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AI 모델이 실제 생태계에서 생물종의 다양성을 제대로 구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에콰도르 북부에 위치한 버려진 목초지와 카카오 농장에서 동물들의 소리를 채집하고 얼마나 다양한 생물종이 있는지 파악하도록 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확인한 실제 이 지역 생물종 수와 AI가 분석한 결과를 비교했다. 두 실험 장소는 생태계 훼손 정도가 달라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다양성도 서로 달랐다. 더 적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지역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는지 시험한 것이다.
분석 결과 AI는 각 지역 생물종 수를 높은 정확도로 분석해냈다. AI 모델은 조류 183종, 포유류 3종, 양서류 31종을 확인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버려진 목초지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연구를 이끈 뮐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음성자료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지역의 생물 다양성과, 생물 다양성의 회복 정도를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생태계의 훼손과 회복 과정을 조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동물종을 구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선된 모델은 에콰도르의 자연보호구역인 세일러스하우젠 숲과 독일 바이에른 숲 국립공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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