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통령 꿈, 생각해 본 적 없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1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국회의원의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 의향과 관련한 질문에 “그런 생각 지금 해 본 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아니, 대통령 출마가 꿈인 것 같다. 왜냐면 지사면 지방행정에 몰두해야 하는데 여야 간 이해가 아주 첨예하게 대립되는 정치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주 하고 정치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것 보니 대통령에 대한 꿈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지사면 ‘목민관’으로서 지방행정에 몰두해야 하는데, 여야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9·19선언’ 5주년 기념 행사 등 정치 행사에 자주 참석한 것을 보니 아직도 대통령 꿈은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21년 8월20일 충북 음성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김 지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선다. 오늘 정치의 창업을 선언한다”며 “많은 후보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위치에 있지만 저는 벤처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양당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롤모델로 제시하며 “장관을 그만두고 갑자기 고향에 가서 정치를 시작한 마크롱처럼 저도 소박하게 고향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다. 양쪽(여야)에서 거절하기 어려운 제의도 많이 들어왔지만 다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의 문법과 이념을 모두 거부하는 가치와 철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끝까지 가보도록 하겠다. 완주할 것”이라는 의지도 강조했다.
제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했던 김 지사는 불과 5개월 뒤 2022년 3월2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당시 김 후보는 “이 후보(이재명)의 당선을 위해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 구조를 깨뜨리고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할 방안을 담았다”며 “정치교체 출발점이 돼 기득권 구조를 깨겠다. 이를 깨기 위해 스타트업으로 출마 선언을 했던 것”이라고 했었다.
지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로 나섰던 김 지사가 이번 국감에서 권성동 의원의 대통령선거 출마 의향 질문에 “그런 생각 지금 해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과거에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앞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
김 지사는 당시 “양당 구도에서 새 정치가 추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제3지대에서 ‘아래로부터의’ 대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벤처를 시작하겠다고 스타트업으로 출마했던 그가 결국 대기업(더불어민주당)의 임원(경기도지사)이 됐다. 김 지사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꿈은 결국 스타트업 대표가 아닌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인지 묻고 싶다. 양당 기득권 정치를 무너뜨리겠다는 2년 전 김동연 후보가 그리운 대목이다.
최원재 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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