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공눈물의 사회학
슬플 때면 눈가가 촉촉해진다. 감동을 받아도 그렇다. 눈물의 사회학이다. 액체지만 흔히 오줌이나 땀 같은 노폐물은 아니다. 생물학적으로는 눈동자 앞의 이물질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콧물이나 침처럼 외부에 노출됐고 습기가 있어 감염될 우려도 있다. 항생물질이 분비돼 세균과 바이러스를 차단한다. 온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한두 방울 흘리면 상대적으로 차가워 얼굴에 흘러내릴 때는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감정이 벅차올라 많은 양이 흘러 나오면 따뜻하고 얼굴에 흘러내릴 때는 뜨겁게도 느껴진다.
가끔 마음은 움직이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마음이 괜히 공허해진다. 의학적으로는 안구건조증이라고 부르는데 눈물샘이 말라서란다. 눈물은 이때부터 노폐물 취급을 받는데 눈곱이 바로 그런 경우의 소산물이다. 그럴 때 찾는 게 인공눈물이다. 일반의약품으로 눈물과 비슷한 농도를 갖춘 점안액이다.
최근 국회에서 인공눈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일반의약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노인성 안구건조증 증상 완화 등에 쓰는 인공눈물에 건강보험 혜택은 계속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의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인공눈물에 건보급여가 계속 제공되느냐”는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인공눈물 성분 중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으로 된 점안제도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 등이 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약으로 사용한다. 인공눈물처럼 일반의약품이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보 적용 적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공눈물에 건보 혜택이 축소돼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다.
눈물도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하지만 무슨 까닭인지 씁쓸하다. 이런 공허함을 해결해주는 일반의약품도 있을까.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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